사회

2030 “뉴스는 판단만 맡겨라”…해석 배제 요구 확산

2030세대가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사실 전달에 그치고 해석을 최소화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미디어오늘 30주년 세미나’에서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0대와 30대 각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뉴스는 판단의 재료만 제공하면 되고 해석은 스스로 하겠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뉴스 소비 시간을 짧게 가져가면서도 필요할 경우 추가 정보를 직접 탐색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뉴스는 30초면 충분하고, 관심이 생기면 이후 30분 이상 추가 탐색을 이어간다는 응답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실제 이용 행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4년 발표한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뉴스 이용 경로 중 포털·모바일 기반 소비 비중은 70%를 넘었다. 개별 언론사보다 여러 매체 기사를 묶어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공정한 뉴스’의 기준을 “사실만 전달하는 뉴스”로 정의했다. 기자의 해석이나 평가가 개입될 경우 판단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정치 뉴스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일부 참여자는 “특정 방향으로 해석을 유도하는 보도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레터와 포털 큐레이션 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매체의 기사를 한 번에 확인하면서 특정 시각에 치우치지 않았는지 스스로 점검하려는 소비 방식이다. 김 교수는 “언론사 브랜드보다 ‘여러 관점을 동시에 본다’는 경험 자체를 공정성의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반복 보도에 대한 피로감도 뚜렷했다. 참여자들은 이미 판단을 내린 사안에 대해 추가 정보가 없는 반복 기사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치 현안이나 사건 보도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뉴스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신 새로운 인물이나 일상과 연결된 사례를 다루는 기사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김 교수는 “기존 정치 인물 중심 뉴스보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인물이나 사례를 접할 때 정보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언론 내부에서도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혜원 시사인 기자는 같은 토론에서 “독자들이 해석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의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맥락 제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명현 MBC 기자는 “관점 없이 선택된 사실은 존재하기 어렵다”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실을 선별하는 과정 자체가 보도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분석과 해설 기능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사실만 나열하는 방식은 저널리즘의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며 “청년 세대가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뉴스 소비 방식 변화가 플랫폼 중심 환경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짧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탐색을 이어가는 방식이 일반화됐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청년 세대는 이미 정보를 선별하고 해석하는 주체로서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감각이 형성된 배경을 분석하지 않으면 뉴스 형식을 바꾸는 시도만으로는 이용자 확대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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