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네이버 댓글 상위 10%가 46% 작성…선거기간 댓글 공론장 왜곡

대선 기간 포털 뉴스 댓글의 상당수가 일부 이용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공감 기능이 상위 노출 구조와 결합되면서 여론 형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5월 12일~6월 2일) 네이버 뉴스 정치 기사 2066건에 달린 댓글 130만1915개를 분석한 결과, 댓글 작성자 상위 10%가 전체 댓글의 46%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성자 수는 약 26만8400명으로 추정됐다.

상위 이용자 1인당 평균 댓글 수는 22.3개였다. 가장 많은 댓글을 작성한 이용자는 137개 기사에 154개 댓글을 남겼다. 소수 이용자가 댓글 생산을 주도하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특정 집단이 댓글 노출에 영향을 미친 정황도 포착됐다. 분석 과정에서 댓글 활동 패턴이 유사한 계정 50개가 추출됐고, 이들이 작성한 댓글은 623개로 집계됐다. 전체 댓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공감 수는 2만8294개에 달했다.

공감 수를 통한 상위 노출 전략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계정들은 동일 기사에 동시에 등장하거나 특정 댓글에 집중적으로 공감을 누르는 방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사에서는 최대 12개 계정이 함께 댓글에 참여했다.

댓글 내용은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이 중심이었다. 일부 댓글은 특정 인물을 범죄자로 규정하거나 폭력적 표현을 포함하는 등 수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지 성격의 댓글은 상대적으로 공감 수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댓글 삭제와 중복 게시도 확인됐다. 분석 대상 댓글 가운데 27만3370개(21%)가 자진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내용을 반복 게시한 댓글도 1255건이었다. 동일 문장을 여러 계정이 반복 작성한 사례도 포함됐다.

악성 댓글 비율도 높은 수준이었다. 클린봇으로 숨김 처리된 댓글은 8만7243개(6.7%)였다. 무작위로 추출한 8만여 개 댓글을 분석한 결과, 음모론·혐오 표현 등이 포함된 댓글은 6.4%로 나타났다. 다만 자진 삭제된 댓글을 제외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비중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 댓글 상당수는 필터링되지 않은 채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류된 문제 댓글 가운데 88% 이상은 클린봇에 의해 걸러지지 않았다. 혐오 표현과 음모론이 그대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다.

댓글 공간의 대표성 문제도 제기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4년 실시한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실제로 댓글을 작성한 비율은 5.9%에 그쳤다. 포털 뉴스 이용자 기준으로도 8.8% 수준이다.

추천이나 공감 표시를 한 이용자 비율도 제한적이다. 전체 응답자의 10.8%, 포털 이용자의 16%만이 공감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과 공감이 일부 이용자에 의해 집중되는 구조다.

연령과 성별 분포도 편중돼 있었다. 네이버 통계 기준 댓글 작성자의 44.3%는 40~50대 남성이었다. 20~30대 여성은 4.6%에 그쳤다. 특정 집단의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이다.

후보 관련 댓글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다. 주요 후보에 대한 댓글 가운데 80% 이상이 반대 의견으로 집계됐다.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논의보다 인신 공격과 비방이 중심이 된 것이다.

댓글 기능 도입 당시에는 참여와 토론을 기반으로 한 공론장 역할이 기대됐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는 여론 조작과 혐오 표현 확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댓글은 자신의 의견을 확장하기보다 기존 생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개된 댓글 공간보다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댓글 공론장의 영향력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본다. 기사와 댓글의 관계가 약해지고, 일부 이용자 중심 구조가 고착되면서 공론 기능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분석 결과는 댓글 공감 시스템과 이용자 구조가 결합될 경우 여론 형성 과정이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댓글 공간의 기능과 운영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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