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논란에 공실 상승…속초 대포항, 관광 신뢰 무너지자 상권 붕괴

강원 속초 대포항 수산시장의 상권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바가지요금 논란 이후 관광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공실이 늘고 영업 기반이 흔들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포항 일대 수산시장에서는 점포 공실이 눈에 띄게 증가한 상태다. 일부 건물에서는 ‘임대문의’ 안내가 연이어 붙었고, 특정 동은 공실 비중이 절반을 넘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매장 수보다 방문객 수가 적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수조가 비어 방치된 채 운영이 중단된 점포도 확인된다.
상권 위축의 배경에는 가격 논란이 있다. 속초 지역에서는 회와 대게 판매 과정에서 실제 주문 금액보다 높은 요금이 청구됐다는 사례가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앞서 오징어 난전 상인의 불친절 문제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데 이어 유사 사례가 반복되면서 지역 상권 전반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다.
논란 확산 속도는 이전보다 빨라졌다. 온라인 영상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장 상황이 공유되면서 개별 사례가 단기간에 전국 단위 이슈로 확대됐다. 특정 점포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 이미지로 확산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지방 관광지 상권은 신뢰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가격 자체보다 가격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소비 결정에 영향을 준다. 한 번 훼손된 신뢰는 방문객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매출 감소와 점포 철수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대포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방문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매출이 줄고, 임대료와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한 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공실 증가와 상권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속초시는 대응에 나섰다. 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물가안정 상황실’을 운영하고 합동 점검반을 가동했다. 요금 과다 인상과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가격 질서 확립에 나섰다. 정찰제 도입 등 가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행정 조치만으로는 신뢰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 논란이 반복되면서 소비자 인식이 이미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가격 정책 변화보다 소비자 경험 개선과 서비스 신뢰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책 차원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일 지방 관광 활성화 논의에서 바가지요금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강원도 타격이 엄청난 모양이던데 바가지 씌우는 것을 어떻게 단속할 방법이 없나”라며 “생각보다 주변에 엄청 피해를 입힌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한 발언이다.
이 발언은 가격 논란을 개별 상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문제로 확장한 사례다.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이미지 훼손이 곧 지역 경제 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나타난다.
대포항 사례는 지역 상권이 온라인 여론과 소비자 경험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 단일 사건이 지역 전체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방문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
현재 상권은 회복 초기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방문객 감소와 공실 증가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상권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 일부 점포는 영업을 중단했고, 신규 입점 수요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권 회복의 관건은 신뢰 회복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단속과 행정 점검을 넘어 거래 방식의 투명성과 서비스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방문 수요 회복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