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플랫폼 지배자 네이버 갑질…벌금 2억.반복되는 ‘갑질’ 구조, 왜 끊기지 않나

네이버가 부동산 매물 정보 시장에서 경쟁사 진입을 제한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한국 사회 전반에 반복돼 온 ‘갑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법은 18일 네이버가 제휴 업체에 특정 조건을 강제해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은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사업 기회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특정 기업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유통, 건설,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유사한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불공정거래 신고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공정위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거래상 지위 남용 관련 사건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계약 조건 강제, 거래 제한, 정보 통제 등이 주요 유형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산업에서는 ‘데이터’와 ‘접근권’이 핵심 수단으로 작동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네이버는 제휴 업체에 타 플랫폼 제공을 제한하는 조항을 넣어 정보 흐름을 통제했다.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원인을 지적한다. 2023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보고서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경쟁정책’은 플랫폼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거나 비용을 높이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 상대방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갑을 관계’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제조업 중심이던 과거에는 원청과 하청 구조에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 납품 단가 인하, 기술 탈취, 거래 중단 압박 등이 대표적 사례로 지적돼 왔다.

플랫폼 경제로 전환되면서 방식만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물량과 단가가 통제 수단이었다면, 현재는 데이터와 유통 경로가 핵심 자산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디지털시장법(DMA)을 도입해 플랫폼 기업의 자사 서비스 우대, 데이터 독점, 경쟁사 배제 행위를 제한했다. 시장 지배력이 경쟁 제한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시도다.

미국 역시 빅테크 기업의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에 대한 소송과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도와 집행 사이의 간극이 지적된다. 법적 규제는 존재하지만 실제 거래 현장에서의 권력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산업 구조에서는 특정 기업에 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대체 거래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계약 조건을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2023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보고서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경쟁정책’도 플랫폼 환경에서 거래 상대방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제는 권력 집중이다.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수록 거래 상대방의 선택지는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계약은 형식적으로는 합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에 가까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부동산, 플랫폼, 제조업 등 산업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갑질’ 논란은 단일 사건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 경쟁과 거래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