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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위험군 17만명…절반이 수도권, 사망 수치는 지방이 높아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인원이 17만명을 넘어섰다. 발굴 인원의 절반 가까이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면 실제 사망 통계는 수도권 외 지역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고독사 위험군은 17만93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단위로 위험군을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도가 높았다. 서울 5만3136명(31.1%)이 가장 많았다. 인천 1만5680명(9.2%), 경기 1만883명(6.4%)을 합치면 7만9699명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했다. 두 명 중 한 명이 수도권에서 발굴된 셈이다.

다른 지역은 광주 3만159명(17.6%), 부산 1만6237명(9.5%), 대구 8599명(5.0%), 충남 6763명(4.0%)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위험군 분포와 실제 사망 통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20~2023년 고독사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경기 22.1%, 서울 17.5%로 수도권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부산·경남·인천 등 비수도권 비중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위험군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 것과 다른 흐름이다.

이 같은 차이는 발굴 방식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위험군은 지자체가 행정망과 복지 데이터를 활용해 찾아낸 대상이다. 실제 사망은 사후 집계다. 지역별 행정 역량과 조사 방식에 따라 발굴 규모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8월부터 39개 시군구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024년 7월에는 전국 229개 시군구로 확대했다. 올해는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산화 시스템을 통해 연령, 성별, 사례관리 이력 등을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고독사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린 현상이다. 통계청이 2024년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사회적 관계망이 약한 상태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발견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독사 대응 정책이 ‘발굴 중심’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험군을 찾아내는 단계는 확대됐지만 이후 관리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고독사 대응 연구에서는 “위험군 발굴 이후 정기 방문, 건강 상태 점검, 지역사회 서비스 연계가 지속되지 않으면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발굴 단계보다 사후 관리 체계 구축이 정책 효과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된다. 수도권 한 기초자치단체 복지 담당자는  9월 간담회에서 “위험군 발굴 건수는 늘었지만 담당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지속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제 예방은 발굴 이후 관리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자체의 적극 행정 여부에 따라 발굴 규모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고독사 정책은 발굴 단계에서 관리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통계상 위험군 확대가 실제 예방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정책 설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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