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빛의굴레,숏폼에 익숙해진 감각…도파민 소비, 공연으로

짧고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콘텐츠 소비 환경이 공연 예술의 소재로 확장되고 있다. 반복 노출과 빠른 전환에 길들여진 감각 구조가 무대 위에서 재현되기 시작했다.
송파문화재단은 27일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 한성백제홀에서 참여형 퍼포먼스 ‘빛의 굴레’를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공연은 오후 4시와 7시 두 차례 진행된다. 만 10세 이상이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최근 미디어 소비 방식은 빠르게 재편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4년 발표한 ‘미디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숏폼 영상 이용률은 80%를 넘었다. 이용 시간도 증가 추세다. 짧은 영상이 연속적으로 노출되는 구조가 일상화됐다.
콘텐츠 유통 구조도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플랫폼은 이용자의 시청 시간과 반응 속도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용자는 한 영상에서 다음 영상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소비 속도가 빨라지고 체류 시간은 분절되는 방식이다.
짧은 자극이 반복되는 환경은 이용자의 선택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긴 호흡의 콘텐츠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형식이 우선 노출된다. 이용자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자극을 소비하는 패턴에 익숙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인지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는 2024년 보고서에서 “짧은 콘텐츠 중심 소비는 정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대신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빠른 전환과 반복 구조가 사고 지속 시간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감지된다. 관객의 집중 시간 변화에 맞춰 공연 연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장면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반복 구조가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빛의 굴레’는 이러한 환경 변화를 무대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무용수의 반복 동작과 단절된 움직임을 통해 자극 추적과 이탈을 교차시킨다. 동일한 동작이 반복되다 끊기는 구조를 통해 감각 피로를 드러낸다.
시각적 장치도 활용된다. 조명 변화와 영상 효과를 통해 자극의 강도와 흐름을 단계적으로 구성했다. 관객은 감각 자극의 축적과 소진 과정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관객 참여 장치도 포함됐다. QR코드를 활용해 관객이 공연 흐름에 개입하는 방식이다. 관객은 장면 구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참여한다. 공연이 관람 중심에서 체험 구조로 확장되는 흐름이 반영됐다.
안무는 전지혜가 맡았다. 전지혜는 현대무용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신체의 긴장과 해방, 반복과 단절을 교차 배치했다. 미디어아트는 김연진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공연 연출 방식도 변하고 있다. 짧은 장면을 이어 붙이는 구조가 늘고, 관객 참여 요소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무대와 관객의 경계가 약해지는 형태다. 체험형 공연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사례다. 반복 자극 환경에서 형성된 감각과 행동 패턴을 신체 움직임으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객 참여 구조를 통해 감각 경험을 직접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공연은 27일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