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방송3법, 제도 정비 출발점”…규제 완화·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이 방송3법 개정과 관련해 제도 정비의 출발점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규제 완화와 방송산업 재편 필요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과 광고·편성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방송 정책 전반이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62회 방송의날 기념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광고·편성 등에서 역차별 논란을 낳는 낡은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며 “방송인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창의성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방송3법 개정안에 대해 “방송계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제도 정비의 신호탄”이라고 규정했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규제 체계를 동시에 손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KBS·MBC·EBS 이사회 구성 방식을 바꿔 정치권 중심 추천 구조를 완화하고, 학계·시민사회 등 외부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광고와 편성 규제 방식도 사전 제한 중심에서 최소 규제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방식 변화다. 정치권 중심 추천 구조에서 벗어나 학계와 시민사회 등 외부 참여를 확대해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영방송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법안 추진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이어져 온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추천 방식과 권한 배분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방송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에 대한 인식도 함께 드러냈다.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콘텐츠 인프라가 하청기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언급하며, 방송을 문화산업 경쟁력과 연결했다. 이어 “K콘텐츠가 경제 도약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산업적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 국내 방송 산업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광고 수익과 시청률 기반의 기존 지상파 모델은 흔들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4년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 팬덤 소비는 실물 음반과 관련 상품 구매로 이어지며 새로운 수익원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는 광고 감소와 제작비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 구조 악화에 직면해 있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위기의식이 드러났다. 방문신 SBS 사장은 행사에서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었음에도 국내 방송사는 과거 규제에 묶여 있다”며 “대부분 방송사가 적자 구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와 편성 규제 완화 등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역시 제도 정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여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도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과 독립성, 규제 완화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기능을 강조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반”이라며 “가치에 기반한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논의 속에서도 공공성 유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