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케데헌 2억뷰 이후…팬덤 소비, 콘텐츠 넘어 실물경제로 파급

[사진:에버랜드가 ‘케데헌 테마존’ 조성. 제공:에버랜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흥행 지표를 넘어 실물경제까지 파급력을 확장하고 있다. 스트리밍 콘텐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이 굿즈, 식품, 관광,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소비로 이어지면서 콘텐츠 산업의 수익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이 작품은 공개 글로벌 시청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누적 2억3600만 뷰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 되고있다. 작품에 삽입된 OST 역시 북미 빌보드 차트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 동시 진입하며 음악 소비로까지 확장됐다. 콘텐츠 소비가 단일 플랫폼을 넘어 다층적 소비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IP 확장 경로를 보여 주고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실물 소비에서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뮤즈샵의 ‘까치 호랑이 배지’는 기존 하루 2개 수준에서 한 달 약 3만8000개 판매로 급증했다. 작품 속 캐릭터와 유사한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실제 상품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특정 콘텐츠가 전통 문화 상품 소비까지 자극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진:농심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페셜 제품 3종. 제공:농심]

식품업계도 빠르게 반응했다. 농심은 2025년 8월 케데헌 캐릭터를 적용한 신라면·새우깡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했고, 자사몰 사전 예약에서 1000세트가 단기간 내 완판된 것으로 집계됐다. 콘텐츠 요소를 상품에 접목하는 방식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이번 사례는 팬덤의 자발적 확산과 구매 전환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관광 수요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낙산공원과 남산 일대는 작품 관련 장소로 언급되며 해외 팬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2024년 발표한 ‘한류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32.7%가 방문 동기로 ‘드라마·영화 촬영지’를 꼽은 바 있는데, 콘텐츠 기반 관광 소비가 실제 이동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번 사례에서도 재확인된 셈이다.

테마파크 업계는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2025년 8월 넷플릭스와 협업해 케데헌 테마존을 조성하고, 캐릭터 기반 미션 게임과 포토존, 한정판 상품 등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람 중심에서 체험 중심으로 전환되는 최근 테마파크 전략과 맞물린 움직임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글로벌 콘텐츠 산업과 유사한 경로를 따른다. 월트디즈니는 영화 IP를 기반으로 캐릭터 상품과 테마파크를 결합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왔고,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역시 캐릭터 상품과 이벤트를 통해 안정적인 부가 매출을 창출해왔다.

전문가들은 팬덤의 소비 방식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3년 발간한 콘텐츠산업 동향분석에 따르면, 콘텐츠 IP는 영상·음원 소비를 넘어 캐릭터 상품과 관광, 전시 등으로 확장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MIT의 미디어학자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 역시 『Convergence Culture』(2006)에서 팬덤을 콘텐츠 소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참여적 주체로 설명한 바 있다.

실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반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음원·영상 매출 외에 굿즈와 라이선스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콘텐츠 자체보다 IP 기반 부가사업이 수익의 핵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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