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거래액 줄었는데 시장은 커졌다…미술시장, ‘고가 붕괴·저가 확장’ 전환

[출처=아트바젤홍콩 홈페이지]

글로벌 미술시장 지표를 뜯어보면 흐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거래액은 줄었지만, 실제 거래가 늘고있다.   고가 작품이 빠지고 중저가 거래가 늘어난 결과다. 미술시장이 축소됐다기보다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가 분석한 ‘아트 바젤 & UBS 글로벌 미술시장 보고서 2025’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미술시장 거래액은 57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거래 건수는 약 4050만 건으로 3% 증가했다.

이 엇갈린 수치는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특히 1000만 달러 이상 초고가 작품 거래가 크게 줄었다는 점을 짚는다. 해당 가격대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거래액 역시 45% 급감했다.

반대로 저가 시장은 확장됐다. 5000달러 이하 작품 거래량은 13% 증가했다. 결국 “비싼 작품이 줄고 저렴한 작품이 늘어난 시장”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진단이다.

이 같은 변화는 거시 환경과 맞닿아 있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긴장,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등 복합적 요인이 시장 상단을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고액 컬렉터들이 공격적인 매수에서 한발 물러서며 고가 거래가 먼저 흔들린 것이다.

그 사이 시장 하단에서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났다.  바로 신규 컬렉터 유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화랑 거래에서 신규 구매자는 44%를 차지했고, 이들의 매출 비중도 38%까지 늘었다. 특히 신규 컬렉터 상당수가 소규모 화랑을 통해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채널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2024년 온라인 거래 비중은 전체의 약 18%를 유지하며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보고서는 신규 컬렉터들이 온라인을 주요 진입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내부의 균형도 달라졌다. 대형 화랑의 매출이 감소한 반면, 연 매출 25만 달러 미만의 소형 화랑은 17% 성장했다. 거래 규모는 작지만 참여층이 넓어지면서 시장의 하단이 두터워지는 양상이다.

작품 유형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동시대 미술은 2024년 들어 매출이 감소했다. 대신 올드 마스터와 근현대 작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검증된 작가로 수요가 이동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재확인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여전히 43% 점유율로 최대 시장을 유지했지만, 매출은 감소했다. 중국 시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31% 급감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보고서는 2025년 전망에 대해 “안정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정치·경제 환경 변화, 특히 무역과 자본 흐름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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