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하이브, 1분기 매출 5000억 돌파…비수기 깨고 ‘공연·IP 구조’로 이동

하이브가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도 매출 50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단순한 실적 증가보다 주목되는 지점은, 매출의 구성 방식이 기존 음반 중심에서 공연과 지식재산(IP)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브가 공개한 2025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5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50% 늘었고, 순이익은 55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이번 실적이 창사 이래 1분기 기준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K팝 산업에서 1분기는 실적이 약한 시기로 분류된다. 연말 활동이 마무리된 뒤 아티스트들이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가면서 음반과 콘텐츠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분기에는 이 같은 계절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실적을 견인한 축이 음반이 아니라 공연과 IP 사업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 구조를 보면 변화는 뚜렷하다. 공연 매출은 1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음반·음원 매출은 136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공연 매출이 음반 매출에 근접하거나 일부 구간에서는 앞서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과거 음반 발매 시점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던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투어가 분기 실적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 확대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제이홉,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보이넥스트도어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여러 도시를 순회하는 투어를 이어가면서, 특정 시점에 집중되지 않는 매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공연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연중 실적을 유지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IP 사업의 성장도 눈에 띈다. MD·라이선싱 매출은 1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이상 증가했다. 세븐틴의 ‘미니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뿔바투’, 르세라핌의 ‘핌즈클럽’ 등 아티스트 기반 캐릭터 상품이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공연을 통해 형성된 팬 수요가 굿즈와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하이브의 사업 모델이 음악 판매 중심에서 팬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음반과 음원 판매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연·굿즈·플랫폼을 통해 반복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다. 단순히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장기 소비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 플랫폼 ‘위버스’ 역시 이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000만명 수준으로, 팬 커뮤니티를 넘어 콘텐츠와 상품 소비를 연결하는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플랫폼 자체 수익보다, 공연과 MD, 팬클럽을 연결하는 역할이 더 크다는 점에서 하이브의 수익 구조를 지탱하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과 수익성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4%대에 머물렀다. 공연 사업은 매출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지만, 제작비와 운영비 부담이 커 이익률이 제한될 수 있다. 실제로 매출 증가폭에 비해 이익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재무 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다. 자산 규모는 5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는 감소하며 자본은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유동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외형 확장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관건은 이 같은 확장형 구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다. 2분기에는 방탄소년단 진의 앨범 발매와 세븐틴의 정규앨범, 엔하이픈의 신보 등이 예정돼 있고, 일본 신인 그룹 데뷔도 준비 중이다. 신규 IP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경우 성장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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