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중문화

사과 이후 3년…유희열이라는 브랜드는 회복될 수 있을까

[사진: 가수 유희열. 제공:안테나]

작곡가 유희열이 표절 논란 이후 약 3년 만에 라디오를 통해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 첫 방송에서 “불편함을 느끼실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복귀 자체보다 주목되는 것은, 논란 이후 멈춰 있던 ‘유희열’이라는 이름이 다시 대중 앞에 등장하는 방식이다.

이번 복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2년 사건을 다시 짚을 필요가 있다. 논란은 유희열이 발표한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와 유사하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당시 유희열은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무의식적 영향 가능성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다른 곡들까지 유사성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태는 곡 하나가 아닌 ‘창작 방식’ 전체에 대한 검증으로 번졌다. 음악평론가 임희윤 기자는 당시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분위기나 멜로디에서 상당히 유사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대중 여론은 별개의 문제였다. 원작자인 사카모토 측이 법적 대응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논란은 ‘법’이 아닌 ‘정서’의 영역에서 확산됐다. 결국 유희열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하차했고, 이후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 지점에서 드러나는 것은 연예인의 위기가 법적 판단보다 ‘신뢰’ 문제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대중문화에서 표절 논란은 창작자의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3년 뒤 선택한 복귀 방식은 이러한 맥락과 연결된다. 유희열은 TV가 아닌 라디오를 통해 복귀했다. 이는 최근 논란 이후 연예인들이 선택하는 전형적인 경로와 유사하다. 노출 강도가 낮고, 발언 중심으로 태도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다시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저강도 복귀’는 국내외에서 반복된 패턴이다. 가수 지드래곤은 각종 논란 이후 공식 활동보다 음악 작업과 제한된 노출을 통해 이미지를 재구성했고, 해외에서는 미국 코미디언 루이 C.K.가 성추문 이후 소규모 공연부터 활동을 재개하며 단계적 복귀를 시도한 바 있다. 공통점은 대규모 미디어 노출 이전에 ‘관계 회복 단계’를 거친다는 점이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미국 마케팅학자 데이비드 아커는 브랜드를 “신뢰와 연상 이미지의 축적”으로 정의한다. 이 관점에서 논란은 단순 이미지 훼손이 아니라 ‘신뢰 자산의 손실’이며, 회복 역시 시간과 경험의 축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또 다른 브랜드 연구자인 케빈 켈러는 브랜드 회복의 핵심 조건으로 일관된 메시지와 반복 노출을 강조한다. 사과 이후 행보가 지속적으로 동일한 방향성을 유지할 때에만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유희열의 경우도 이 기준에서 평가될 수 있다. 3년이라는 공백은 일정한 ‘시간적 거리’를 확보했지만, 그것만으로 브랜드가 복원되지는 않는다. 복귀 이후 어떤 발언을 이어가는지, 어떤 활동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그의 이름이 다시 ‘음악가’로 인식될지, 아니면 논란과 함께 기억될지가 결정된다.

결국 브랜드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구성되는 개념에 가깝다. 이번 라디오 복귀는 그 재구성의 출발점이다.

대중은 여전히 두 가지 반응 사이에 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된 청취자와, 여전히 거리를 두는 청취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