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영상과 SNS의 시대… 왜 한국 사회에서 독서는 점점 사라지나

유튜브와 OTT, SNS, 게임, 웹툰은 이제 많은 한국인의 일상적인 여가 활동이 됐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영상과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함께 한국 사회에서 독서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책을 읽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일반 도서를 한 권 이상 읽은 성인 독서율은 43%로 나타났다. 이는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조사에서 성인 약 57%는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감소 흐름은 최근 조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5년에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서는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이 38.5%로 더 낮아졌다. 성인 1인당 연간 독서량도 평균 2.4권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독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온라인 콘텐츠 소비는 빠르게 늘어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4년 발표한 콘텐츠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많은 이용자가 여가 시간에 온라인 동영상과 SNS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콘텐츠 소비가 주요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문화 소비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미디어 환경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김평원 인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는 EBS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의 독서 문화 변화와 관련해 “문식력이나 교양의 개념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독서 기준만으로 현재 세대의 문화 소비 방식을 단순히 평가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중심 콘텐츠 환경도 독서 감소와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짧은 영상과 빠른 정보 소비 방식이 일상화되면서 긴 시간 집중이 필요한 독서 활동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용자가 여가 시간 대부분을 온라인 콘텐츠 소비에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문해력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읽기 능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병영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는 강연에서 “독서는 뇌를 활성화시키는 활동이며 꾸준한 독서가 읽기 능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책 읽기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사고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교육 환경 역시 독서 문화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는 독서가 취미 활동이라기보다 시험 준비나 학습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 교육 과정에서는 독서가 강조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독서 습관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사회·경제적 요인도 독서 문화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독서 조사에서는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의 독서율은 약 56% 수준인 반면 200만 원 이하 저소득층의 독서율은 약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독서 활동이 점점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문화 활동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대별 차이도 나타난다. 최근 조사에서는 20대의 독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고령층 독서율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젊은 세대에서는 ‘텍스트힙(Text-Hip)’처럼 책 읽기를 문화적 취향으로 소비하는 새로운 흐름도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서 감소를 단순한 문화 쇠퇴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웹툰과 웹소설 같은 디지털 텍스트 역시 새로운 형태의 읽기 활동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독서의 형태 역시 함께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사회는 이제 디지털 콘텐츠 강국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웹툰과 게임, 영상 콘텐츠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독서 문화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문화적 질문을 던진다.

영상과 플랫폼 중심의 문화 환경 속에서 독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독서 문화는 어떤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독서 문화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유튜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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