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안심 금물”…20~30대 당뇨병 급증, 치료율은 절반도 안 돼
한때 중장년층 질환으로 여겨졌던 당뇨병이 이제는 더 이상 나이 들었을 때만 걱정할 병이 아니다. 최근 10년간 국내 2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은 본인이 환자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조기에 개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4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19~39세 당뇨병 환자의 56.7%는 본인이 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치료 중인 환자는 34.6%,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고작 2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고대안암병원 등 연구팀이 2010~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히 30대 남성의 당뇨병 유병률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진단 당시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는 모두 상승 추세를 보였다. 2020년 기준으로 젊은 당뇨병 환자의 67.8%는 BMI 25 이상, 31.6%는 BMI 30 이상에 해당하는 고도비만군이었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 대사성 동반질환 유병률도 동반 상승했으며, 이 중 가장 흔한 질환은 이상지질혈증(79.8%)이었다.
문제는 이처럼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치료율은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당뇨병 치료율은 2010년 28.7%에서 2020년 33%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대안암병원 김남훈 교수는 “청년 당뇨병 환자의 병원 방문율과 약 복용률은 40대 이상 환자의 절반 수준”이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지속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당뇨병은 진단 후 처음 1~2년이 치료 경과를 좌우한다”며, ▲비만한 경우 정기검진 필수 ▲전문 의료기관 진료 ▲하루 식사량 감축 등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은 총 섭취 칼로리와 단순당 줄이기”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현실에 대응해 대한당뇨병학회는 청년 당뇨병에 특화된 맞춤형 진료 지침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비만 ▲유전적 요인 ▲인슐린 분비 기능 차이를 고려해 기존 일률적 진단 기준을 보완하는 한편, 다학제(多學際) 진료 모델을 통해 내분비내과뿐 아니라 간호사, 영양사, 운동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 중이다.
한편 학회는 현행 건강검진 체계의 한계도 지적하며 조기 검진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당뇨병 검진은 만 40세 이상부터 시행되지만, 학회는 35세 이상 일반 성인뿐 아니라, 비만, 가족력, 다낭성 난소 증후군,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20세 이상 성인도 조기 검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며,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충분히 ‘관해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병”이라며, “청년층의 무관심과 방심이 장기적인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