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케데헌’ 3억뷰에도 남는 건 없었다…K콘텐츠, 제작은 남고 수익은 빠졌다

[사진:’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3억뷰를 돌파했다. K팝과 한국 문화를 결합한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지만, 산업 구조를 보면 수익과 주도권은 해외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22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3억1420만회를 기록했다. 삽입곡 ‘골든’은 2025년 9월 기준 미국 빌보드 ‘핫100’에서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확인된 셈이다.

제작 구조는 다르다. 이 작품은 미국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했다. 투자와 배급은 넷플릭스가 맡았다. 2025년 9월 기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제작비는 약 1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식재산권(IP)은 투자·배급을 맡은 플랫폼이 보유하는 구조다. 향후 2차 활용 수익 역시 플랫폼 중심으로 귀속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사례는 K콘텐츠 확산과 국내 산업 수익 구조가 분리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콘텐츠는 한국적 요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투자와 유통, 권리 확보는 글로벌 플랫폼이 주도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 변화를 한류의 새로운 단계로 본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2025년 관련 논의에서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식 피자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면 놀라는 것처럼, 이제 한국 문화도 ‘K’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맞닥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의 외형은 유지되지만 생산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 구조 변화는 음악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김진우 음악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2025년 분석에서 “현지 제작·유통이 활성화할수록 K팝 팬덤 수익의 핵심인 음반 판매량은 줄고 있다”며 “국내엔 공연장 기반 시설도 부족하니 해외 공연 시장 등 새 수익원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작 수익 구조 역시 변하고 있다. 임희윤 음악 평론가는 2025년 논의에서 “K팝은 이미 해외 작곡가들과 협업하며 창작 수익이 쪼개졌다”며 “우리나라 창작자들이 강점을 가진 안무 저작권을 새로 도입해 저작권 몫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환경도 위축 흐름을 보인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와 삼일PwC경영연구원이 2024년까지 집계한 자료를 보면 국내 드라마 방영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2023년 123편, 2024년 105편으로 감소했다. 제작 편수 감소는 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구조 역시 변수다.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협상력 문제가 커진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2025년 정책 제언에서 “국내 콘텐츠 업계 투자 확대와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문화 분야 재정을 늘리고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도 상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플랫폼 경쟁력 확보도 과제로 지목된다. 조영신 미디어산업컨설턴트는 2025년 산업 분석에서 “창작자와 넷플릭스의 협상에서 국내 로컬 플랫폼이 전략적 선택지가 돼줘야 한다”며 “1사 독주 체제를 막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연과 저작권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음반 판매 중심 모델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유통 환경에 맞는 수익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케데헌의 성과는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준다. 동시에 산업 구조의 한계도 드러낸다. 콘텐츠는 세계 시장에서 소비되지만 수익과 권리는 해외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K콘텐츠 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작을 넘어 투자와 유통, 권리 구조까지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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