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업계 “해외 불법유통 피해 4000억”…문체부에 차단 권한 요구

웹툰 콘텐츠의 해외 불법 유통 문제가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는 피해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른다고 보고 대응 체계 강화를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웹툰 업계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만화가 이현세를 비롯해 작가, 협회 관계자, 주요 플랫폼 기업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논의는 불법 유통 대응에 집중됐다. 업계는 해외에 서버를 둔 웹툰 불법 사이트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속 차단 이후에도 주소 변경을 통해 다시 운영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구조에서 발생하는 손실 규모를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해외 기반 사이트의 경우 국내 법 집행이 즉각 적용되지 않아 대응 속도가 늦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차단 조치 이후에도 동일 콘텐츠가 다른 주소로 재유통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정부가 직접 접속 차단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민·형사 처벌 수위 강화와 함께 해외 사업자와의 공조 체계 구축도 과제로 제시됐다.
저작권 보호 문제는 인공지능(AI) 활용 확산과 맞물려 논의됐다. 일부 참석자는 AI 학습 과정에서 웹툰 이미지와 서사가 무단 활용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호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만화가협회 측은 간담회에서 “창작물 보호가 무너지면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유통 구조와 기술 환경 변화에 맞는 저작권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확대 전략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웹툰은 북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으나 번역, 현지 마케팅, 플랫폼 진입 비용 등이 기업별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작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공공 지원이 결합돼야 안정적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웹툰은 영상, 게임 등으로 확장되는 지식재산(IP) 산업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제작이 늘어나며 콘텐츠 수출 구조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간담회에서 “웹툰은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되는 핵심 IP”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 산업의 위상에 맞는 정책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불법 유통 대응과 저작권 보호,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는 단속 권한과 국제 협력 체계의 실효성이 향후 시장 환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