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배우 연극 무대 복귀, 공연시장 키웠지만…관람 장벽도 함께 높아졌다

[사진: 연극 <맥베스>에 출연한 황정민 제공:(주)샘컴퍼니]

배우 이영애가 연극 ‘헤다 가블러’로 30여 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고, 전도연, 조승우 등 영화·드라마 중심으로 활동해온 배우들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오르면서 공연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스타 배우의 유입은 관객 확대와 매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동시에 티켓 가격 상승과 관객 쏠림이라는 구조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2025년 초 공개한 ‘2024년 공연시장 결산’에 따르면 전체 공연 티켓 판매액은 약 1조4537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영화 시장 매출(약 1조1945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연극 부문 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16.5% 증가한 734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 상위권 작품 상당수가 스타 배우를 중심으로 구성된 공연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콘텐츠 산업 구조 재편과 맞물려 있다. OTT 확산 이후 드라마·영화 시장이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가운데,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과 관객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연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4년 공연 매출 상위권에 오른 ‘맥베스’, ‘벚꽃동산’,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모두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참여한 작품으로 확인됐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스타 캐스팅은 흥행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공연 제작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초기 예매율을 확보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공연계 한 제작 관계자는 2025년 3월 업계 간담회에서 “대관료와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보장하려면 스타 캐스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기도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티켓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과거 연극 최고가 좌석은 10만 원 안팎에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이를 넘어서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작품은 11만 원 이상의 가격에도 주요 좌석이 조기 매진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뮤지컬 시장에서는 18만~19만 원대 가격이 이미 보편화된 상태다.
가격 상승에는 스타 배우 출연료뿐 아니라 제작비 전반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스타 캐스팅이 가격 인상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공연예술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도 “대형 공연일수록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집중되며, 이는 티켓 가격 상승으로 전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객 구조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에는 신규 관객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지만, 중소 규모 극단이나 비스타 캐스팅 작품은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관계자는 2025년 4월 인터뷰에서 “같은 시기에 공연을 올려도 스타 배우가 있는 작품은 초반 매진이 이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은 관객 유입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극단 운영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 바 있다.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영화·TV 스타가 참여한 작품의 평균 티켓 가격이 일반 공연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지속적으로 보고됐다. 뉴욕 브로드웨이 리그가 2023년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 캐스팅 공연의 평균 티켓 가격은 비스타 공연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결국 스타 배우의 연극 무대 진출은 공연시장의 외형 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가격과 접근성, 창작 생태계의 균형이라는 과제를 드러낸다. 관객 확대와 산업 성장이라는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특정 작품과 배우에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