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희석 엘리아스 아클리, 금호아트홀서 독주회

피아니스트 희석 엘리아스 아클리가 금호아트홀의 대표 신예 발굴 무대인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에 오른다. 오는 18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이번 독주회는 한국과 영국, 미국을 오가며 음악적 기반을 다져온 젊은 피아니스트가 국내 청중 앞에서 자신의 현재를 본격적으로 각인시키는 자리다.
금호아트홀의 ‘금호라이징스타’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주목해야 할 차세대 연주자를 소개해온 시리즈다. 2004년 시작된 이후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이지윤·양인모, 피아니스트 김선욱·김태형·선우예권·이혁, 첼리스트 한재민, 플루티스트 조성현, 오보이스트 함경, 바리톤 김태한 등 현재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음악가들의 젊은 시절을 조명해왔다. 올해 시리즈에서는 2월 클라리네티스트 박상진과 더블베이시스트 유시헌, 3월 비올리스트 이해수가 무대에 올랐으며, 6월에는 희석 엘리아스 아클리가 그 흐름을 잇는다.
2001년 영국 슈루즈버리에서 태어난 아클리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이주해 다섯 살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이후 러시아 피아니스트 올레그 시틴에게 배웠고, 11세에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체텀 음악학교에서 수학했다. ARD 국제 음악 콩쿠르 공식 소개에 따르면 그는 체텀 음악학교 재학 중 베토벤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이후 커티스 음악원에서 게리 그래프먼과 멍치에 리우를,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로버트 맥도널드를 사사했다.
아클리의 이름이 국내 음악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금호문화재단과의 인연을 통해서다. 그는 2023년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한국 무대에 데뷔했고, 2025년에는 금호영아티스트 오프닝콘서트에 초청됐다. 올해 4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는 여자경 지휘의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국내 관객에게 한층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국제무대에서의 성과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아클리는 2025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74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ARD 콩쿠르 공식 기록은 그가 2025년 피아노 부문 2위 수상자이며, 위촉곡 해석 특별상과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특별상도 함께 받은 것으로 밝히고 있다. 코리아중앙데일리도 당시 아클리를 한국계 영국 국적 피아니스트로 소개하며, 그가 한국에서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고 2023년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금호라이징스타 무대에서 아클리는 모차르트, 바흐-부소니, 슈만, 라벨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3번’은 고전적 균형감과 투명한 터치가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바흐-부소니의 ‘샤콘느’는 원래 바이올린 독주곡인 바흐의 걸작을 부소니가 피아노로 확장한 작품으로, 건축적인 구조와 장대한 음향을 동시에 구현해야 한다. 슈만의 ‘교향적 에튀드’는 변주와 환상, 내면적 서사가 복합적으로 얽힌 낭만주의 피아노 문헌의 핵심 레퍼토리다. 마지막 곡인 라벨의 ‘라 발스’는 왈츠의 우아함과 붕괴하는 시대의 불안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색채감과 리듬 감각, 음향 조형 능력을 폭넓게 드러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프로그램이 아클리의 최근 국제 콩쿠르 레퍼토리와도 맞물린다는 것이다. ARD 콩쿠르 공식 자료에 따르면 그는 2025년 콩쿠르 2라운드에서 라벨의 ‘라 발스’와 슈만의 ‘교향적 에튀드’를 연주했다. 금호라이징스타 무대는 국제 콩쿠르에서 검증된 레퍼토리를 한국 청중 앞에서 다시 펼쳐 보이는 자리인 동시에, 아클리가 스스로의 음악적 정체성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아클리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자신이 음악을 통해 스스로를 마주하며 성장해온 시간을 관객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의 선곡은 단순히 난도 높은 작품을 배열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 고전의 명료함에서 출발해 바로크의 정신성, 낭만주의의 내면, 근대 프랑스 음악의 색채와 해체감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음악적 여정에 가깝다. 특히 찬란한 음색과 세밀한 표정 변화가 강점으로 꼽히는 아클리에게 이번 무대는 기교보다 음향의 균형과 서사의 설득력을 보여줄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