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조재혁,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녹음 시작…“피아노가 노래하듯 들리길”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 커버. /사진출처. 목프로덕션.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프로젝트에 나선다. 이달 첫 음반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모두 다섯 장의 앨범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장기 기획으로, 모차르트의 건반 음악을 보다 입체적이고 살아 있는 언어처럼 들려주겠다는 구상이다.

클래식 기획사 목프로덕션은 3일 영국 레이블 오키드 클래식을 통해 조재혁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 첫 앨범을 이달 초 국내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이미 지난달 먼저 공개된 음반으로, 이번 첫 장에는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와 13번 내림나장조, 환상곡 다단조, 소나타 14번 다단조 등이 담겼다. 수록곡은 2024년 12월 네덜란드 힐베르쉼 MCO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발성 음반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전집 시리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재혁은 앞으로 약 3개월마다 한 장씩 앨범을 발표해 내년까지 전곡 녹음을 완성할 계획이다. 마지막 해에는 지금까지 나온 다섯 장을 묶은 패키지 형태의 앨범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그가 이번 작업을 시작한 배경에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음악을 단지 고전적이고 단정한 작품으로만 보지 않으려는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조재혁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노래하듯 숨 쉬고, 오페라처럼 인물과 장면이 살아 움직이는 세계라고 바라본다. 악보 위의 음표를 정확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깃든 말투와 숨결, 감정의 온도까지 건반 위에서 드러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의 해석에서 모차르트는 단순히 맑고 우아한 작곡가로 머물지 않는다. 조재혁은 이 음악 안에 대화의 결, 유머와 긴장, 사랑과 고통, 그리고 극적인 인물성이 함께 들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각 악구는 기계적인 완성도보다 진실한 호흡을 요구하며, 연주자는 그 안에서 말하고 웃고 한숨 쉬는 순간들까지 포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녹음 프로젝트는 그런 해석을 음반이라는 형태로 차근히 축적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조재혁은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일련의 형식적 걸작으로만 접근하기보다, 성악적 감각과 극적 서사를 품은 작품군으로 읽어내려 한다. 피아노가 혼자 내는 소리이지만, 그 안에서 여러 인물이 교차하고 감정이 움직이는 장면을 청중이 들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번 시리즈의 핵심에 가깝다.

음반 발매와 함께 무대 계획도 이어진다. 조재혁은 올해 국내 투어를 준비하고 있으며, 9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유럽 투어까지 시야에 두고 있다. 전곡 녹음이 스튜디오 안에서의 기록이라면, 공연은 그것이 실제 무대에서 어떻게 호흡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장이 될 전망이다.

조재혁은 이미 지난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을 통해 이 레퍼토리에 대한 해석을 관객에게 들려준 바 있다. 당시 그는 고전주의 특유의 명료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자유로운 프레이징을 더한 연주로 주목받았다. 이번 음반 시리즈는 그 연장선에서, 무대 위에서 축적한 고민을 보다 정교한 녹음 작업으로 완성해가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는 전곡 녹음이라는 외형적 규모만으로 설명되기보다, 모차르트를 어떻게 오늘의 감각으로 살아 있게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읽힌다. 조재혁은 그 답을 ‘노래하듯 연주하는 피아노’에서 찾으려 한다. 고전의 정밀함과 인간적인 숨결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의 모차르트가 어떤 표정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