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억 가상자산 사기·감금·협박까지…태국 거점 피싱 조직에 징역 40년 구형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국인을 상대로 수십억원대 사기를 벌인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에서 검찰이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사건은 감금과 협박이 결합된 조직 범죄의 단면을 드러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공범인 B씨와 C씨에게도 각각 징역 30년과 35년이 구형됐다.
이들은 2025년 4월부터 7월까지 태국 파타야 일대에서 한국인 206명을 상대로 가상자산 투자 사기를 벌였다. 고가 매도가 가능한 코인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다고 속여 66억4000만원을 편취했다.
범행은 복합적으로 이뤄졌다. 투자 사기 외에도 군부대를 사칭해 음식 대량 주문 후 결제를 하지 않는 ‘노쇼’ 수법으로 자영업자 피해를 추가로 발생시켰다. 피해 대상과 방식이 동시에 확대된 형태다.
조직 내부에서는 강압적 통제가 이뤄졌다. A씨는 조직 이탈을 시도한 구성원을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채무를 이유로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실제로 조직원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낸 사례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이 속한 ‘룽거컴퍼니’는 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출발해 태국으로 이동한 조직이다. 일부 피고인은 프놈펜 지역 다른 범죄 조직에서 활동하다 합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속이 강화되면 거점을 옮기는 방식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피싱 조직은 최근 빠르게 변하고 있다. 투자 사기, 대출 사기, 공공기관 사칭 등 유형이 세분화됐고 조직 내 역할도 나뉘는 형태가 일반화됐다. 유인책, 상담 조직, 자금 관리 조직이 분리되는 방식이다.
특히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기가 늘고 있다. 거래 추적이 어렵고 해외 송금이 용이하다는 점이 활용되고 있다. 피해자에게는 ‘저가 매수’나 ‘단기 고수익’이 강조된다.
수사당국은 최근 피싱 조직을 ‘관리형 범죄 집단’으로 보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 콜센터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인력 관리와 통제가 결합된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이탈을 막기 위한 감금과 폭력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경찰청이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상당수가 해외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거점 조직은 단속의 사각지대를 활용한다. 현지 법 집행이 느슨한 지역을 선택하고, 국경 인접 지역을 이동하며 활동한다. 조직원 확보도 현지와 한국을 넘나들며 이뤄진다.
법조계에서는 형량이 강화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해외 조직과 연계된 사기는 피해 회복이 어렵고 조직적 범죄 성격이 강해 중형 구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고인들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1일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