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트럼프, ‘언론자유 포식자’ 문턱…미국이 기준 흔들리면 누가 남나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백악관

미국 대통령이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국가 지도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언론자유 포식자’ 명단 후보로 사실상 지목했다.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온 언론자유 기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RSF는 14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년간 벌인 언론 관련 조치를 정리한 자료를 공개했다. 항목은 40건이 넘는다. 정부 데이터 접근 제한, 공영방송 약화 시도, 비판 언론 대상 소송과 규제 압박, 국제 언론자유 지원 예산 축소 등이 포함됐다.

단일 사건이 아니라 흐름이다. 특정 보도를 문제 삼는 수준을 넘어, 보도 환경 자체를 좁히는 조치가 이어졌다는 점을 RSF는 강조했다. “국민의 적”, “가짜 뉴스” 같은 표현도 반복됐다. 비판 언론을 정치적 적대 대상으로 규정하는 발언이다.

이 단체는 트럼프의 행보가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겹친다고 봤다.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 이미 같은 명단에 올라 있다. 언론을 압박하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국가 위치다. 미국은 오랫동안 언론자유의 기준으로 여겨졌다. 다른 국가의 언론 탄압을 비판할 때 근거로 삼던 국가다. 그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같은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RSF는 이를 정치 갈등으로 보지 않고, 제도와 언어가 동시에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독립기관을 활용한 압박, 공공 데이터 통제, 예산 축소 같은 조치는 제도 변화에 가깝다. 동시에 언론을 적으로 규정하는 발언은 사회적 인식을 바꾼다. 두 방향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북미 사무총장은 “트럼프의 언론과의 충돌은 미국 민주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국내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기준이 흔들리면 다른 국가도 이를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론자유 포식자’ 명단은 상징성이 크다. 정치·안보·경제·법·사회 전반에서 언론을 제약한 개인과 단체가 포함된다. 지난해에는 푸틴, 마두로, 중국 공산당 등 30여 개 주체가 이름을 올렸다.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트럼프가 여기에 포함될 경우 의미는 달라진다.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같은 목록에 들어가는 사례가 된다.

이번 논란은 비판 보도를 견제하는 것과 보도 환경을 제한하는 것 사이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RSF는 오는 10월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트럼프가 실제로 포함될 경우 논쟁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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