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유통에 흔들리는 영화 수익…영진위·저작권보호원 공동 대응 나섰다



극장 개봉 직후 유출된 한국영화가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영화 산업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불법 촬영본이 해외 스트리밍 사이트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극장 매출과 2차 판권 수익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이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배경이다. 수익 잠식을 막기 위한 산업 대응에 가깝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12일 저작권 보호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불법유통 대응 모니터링 협력과 비상연락망 구축, 공동 대응 협의체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대응 체계를 묶어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최근 영화 시장에서는 개봉 직후 불법 촬영본이 유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극장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으로 올라간 뒤 수시간 내 해외 서버 기반 사이트로 확산되는 방식이다. 이후 불법 스트리밍 플랫폼과 메신저를 통해 재유통되면서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구조가 형성된다.
문제는 유통 속도다. 과거에는 불법 다운로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스트리밍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유통 확산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개봉 초기 흥행 성적이 중요한 영화 산업 구조에서 초기 수익이 흔들리면 투자 회수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영화 산업 수익은 극장 매출과 IPTV·OTT 등 2차 판권으로 나뉜다. 불법유통은 이 두 축을 동시에 잠식한다. 극장 관객 감소로 이어지는 동시에 온라인 유료 소비를 대체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중소 제작사의 타격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불법유통 대응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차단과 플랫폼 책임 강화 정책을 확대해 왔다. 일부 국가는 검색엔진과 결제망 차단까지 병행하며 유통 경로 자체를 봉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콘텐츠 유통 속도가 빨라질수록 대응 체계도 실시간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국내는 대응 체계가 기관별로 분산돼 있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불법유통 실태조사와 삭제·차단 조치를 수행해 왔고,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온라인 저작권 보호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기능은 나뉘어 있었지만 대응 속도와 범위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협약은 이 지점을 겨냥한다. 양 기관은 온라인 불법유통 모니터링을 공동으로 확대하고 저작권 침해 통계 조사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불법유통 발생 시 즉각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협의체를 통해 배급사 등 업계와의 공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장 대응 범위도 넓어진다. 상담과 교육, 컨설팅 지원을 통해 제작사와 배급사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저작권 정보 공유 체계도 구축한다. 단속 중심 대응에서 산업 전반 대응으로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한상준 위원장은 “이번 협약은 영화 산업 저작권 보호를 위한 핵심 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현장 대응력을 높여 권리 보호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박정렬 원장은 “저작권 보호는 콘텐츠 산업 경쟁력의 기반”이라며 “창작자가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