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문체부, ‘이름 호칭’ 도입…회의·출장 줄이고 조직문화 손본다

[사진: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5도 삐딱하게 일하는 문체부-직원들의 마음을 듣다’에서  직원들과의 소통중이다. 문체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직급 대신 이름으로 부르는 호칭 체계를 도입한다. 회의와 출장도 줄여 업무 방식 전반을 함께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문체부는 직급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는 방식을 3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지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호칭 개편과 함께 업무 방식도 손본다. 목적이 불분명한 회의는 폐지하고, 잦은 서울 출장도 줄이기로 했다. 내부적으로 회의와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이번 조치는 수평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직급 중심 호칭이 발언과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 인식이 배경이다.

유사한 시도는 민간 기업에서도 이어져 왔다. 카카오는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호칭을 도입했고, 네이버는 직급 대신 ‘님’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조직 내 위계를 완화하고 의사소통을 늘리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실제 도입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96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호칭파괴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11.6%에 그쳤다. 도입하지 않았거나 도입 후 기존 체계로 돌아간 기업은 88.3%였다.

도입이 어려운 이유도 확인됐다. ‘호칭만으로 조직문화 개선이 어렵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비효율이 발생한다’(30.3%), ‘성과 동기가 약해진다’(15.6%), ‘조직 운영에 부담이 된다’(13.4%)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실제 효용성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전체 응답 기업의 65.4%는 ‘호칭파괴 제도’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답했다. 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에서도 25%는 실효성에 부정적이었다. 도입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83.3%는 향후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도입 기업은 기대 효과로 ‘수평적 조직문화 개선’(5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창의성 강화’(45.7%), ‘의사소통 개선’(41.4%), ‘부서 간 협업 확대’(23.6%) 등의 응답도 이어졌다. IT 기업 비중이 23.2%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과 유통업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제도 자체보다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직급 호칭 변화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며 “의사결정 구조와 평가·보상 체계를 함께 바꿔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도 유사한 한계가 지적된다. 호칭 변경만으로 업무 방식이 바뀌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평가 기준과 의사결정 권한이 유지될 경우 변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체부는 제도 도입과 함께 업무 환경 개선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최 장관은 “불필요한 관행을 줄이고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관건은 실제 변화 여부다. 회의 시간 감소와 출장 축소, 의사결정 속도 개선 등이 성과 지표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문체부는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직사회 조직문화 개선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형식적 변화에 그칠지, 실제 업무 방식까지 이어질지는 이번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