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 “서울영화센터 현 체제와 협력 않겠다”…서울시 개관 강행에 반발

서울시가 영화계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서울영화센터 개관을 추진하자 영화인들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서울영화센터의 현재 운영 체제에는 공식적으로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 미디액트, 지역영화네트워크,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등 10개 영화·시민단체는 18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지난 15년간 영화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해온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의 원칙과 합의를 스스로 뒤집었다”며 “공공 문화시설의 정체성을 훼손한 현행 서울영화센터 운영 체제와는 어떠한 공식적 협력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네마테크 건립은 오랫동안 영화계와 관객들이 요구해온 숙원 사업이었다. 고전영화와 예술영화를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공 상영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고, 2010년에는 배우 안성기와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류승완 감독 등 영화인들이 참여한 추진위원회가 꾸려지며 본격화됐다. 이후 2016년 정부 심사를 통과하며 사업이 구체화됐다.
당초 목표는 2020년 개관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일정이 늦어졌고,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네마테크’로 추진되던 사업 명칭은 ‘서울영화센터’로 변경됐다. 이달 개관이 예정돼 있었지만 영화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상 개관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영화·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당초 약속했던 시네마테크의 핵심 기능을 스스로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고전·유산영화와 독립·예술영화의 상영, 보존, 열람 기능을 갖춘 서울시민의 영화도서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해왔지만, 오세훈 시장 부임 이후 명칭 변경과 건립준비위원회 해산, 핵심 기능 축소, 멀티플렉스형 구조로의 설계 변경 등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시네마테크 원안으로 즉시 복귀해야 하며, 영화계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론장을 조속히 다시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향후 서울영화센터 운영 역시 공공성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이번 입장이 “왜곡된 정책을 바로잡고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서울시네마테크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서울시에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