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 개막…정선부터 김환기까지 세계 무대에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소개하는 국외 순회전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 미술의 정수를 담은 ‘이건희 컬렉션’이 해외 관객과 본격적으로 만나는 첫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의 첫 전시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15일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을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하는 자리다. 당초 전시는 8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부 셧다운 여파로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일정이 일주일 연기됐다.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297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4점 등 총 330여 점이 출품된다. 이 가운데 국보 7건, 보물 15건이 포함돼 한국 문화유산과 미술사의 흐름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정선의 ‘인왕제색도’, 조선 문인 문화와 수집의 미학을 보여주는 ‘책가도’, 인물의 정신 세계를 담아낸 이명기의 ‘조항진 초상’, 자연의 이치를 화폭에 녹여낸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이 있다. 최근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해 다시 주목받은 ‘일월오악도’와 한글의 역사 및 왕실 불교 신앙을 보여주는 ‘월인석보’도 함께 선보인다.
불교미술 부문에서는 삼국시대 ‘금동보살삼존입상’과 고려 ‘대방광불화엄경 권15’ 등이, 도자 부문에서는 고려청자의 비색과 상감 기법을 보여주는 ‘청자 상감운학문 완’, 조선 백자의 단아한 미감을 담은 ‘천·지·현·황이 새겨진 백자 사발’ 등이 출품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근현대미술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박수근의 ‘농악’, 김환기의 ‘산울림’, 이응노의 ‘군상’, 채용신의 ‘노부인초상’, 김인승의 ‘붉은 원피스의 여인’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포함됐다.
전시가 열리는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산하 기관으로, 미국에서 가장 먼저 한국 미술을 소개한 박물관 중 하나다. 개인 수집이 공공의 자산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건희 컬렉션과 상징적 접점을 이룬다는 평가다.
이번 해외 순회전에서는 전시와 연계한 문화상품도 함께 선보인다. 인왕제색도 부채와 조명, 고려청자와 달항아리 키링,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박물관 인기 상품도 해외 관람객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워싱턴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시카고박물관,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는 영국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순회전을 이어간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의 원류로서 한국 문화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세계인들에게 널리 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