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파동’ 넘은 삼양라면, ‘1963’으로 부활…소기름 클래식 재출시

1989년 이른바 ‘우지 파동’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던 삼양라면이 ‘삼양라면 1963’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다. 삼양식품이 소기름으로 면을 튀긴 초기 삼양라면의 정체성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 재출시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21일 국내 최초 라면 출시 연도인 1963년을 기념한 신제품 ‘삼양라면 1963’을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품명 역시 삼양라면이 처음 출시된 해에서 따왔다.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면을 튀기는 과정에 소기름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현재 시판 중인 일반 라면들이 주로 팜유를 사용하는 것과 차별화한 것이다. 삼양식품은 여기에 우골을 활용한 별첨 액상스프를 더해 국물의 깊은 맛도 강화했다. 과거 제품의 상징성을 살리면서도 현재 소비자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이번 재출시를 단순한 복고 마케팅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대응하는 동시에, 팜유 기반 제품들과 다른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가격은 개당 1500원 안팎의 프리미엄 라면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라면의 소기름 사용은 오랜 시간 논란의 상징처럼 남아 있었다. 1989년 당시 삼양식품이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여론이 악화됐고, 결국 우지를 쓴 라면 제품들은 모두 단종됐다. 그러나 이후 정부 조사에서 해당 기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고, 법원 역시 1990년대 중반과 후반 잇따라 무죄를 확정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지 파동’은 삼양식품에 오랫동안 큰 상처로 남았다. 회사는 이후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겪으며 경쟁사들에 밀렸고, 한동안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이후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다시 국내 라면업계 상위권 경쟁 구도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삼양라면 1963’은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 편중 이미지를 넘어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한 카드로도 읽힌다. 강력한 매운맛 라인업 외에 정통 국물라면의 상징성을 되살려 또 다른 대표 상품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원료를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출시는 단순한 신제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양식품이 ‘추억의 라면’을 현재의 프리미엄 시장 문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