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재하는 기자가 기록됐다…‘반달곰과 댄스를’ 최우수상

[사진: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동수 경상일보 기자의 ‘반달곰과 댄스를’. 사진 |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61주년을 맞아 개최한 사진 공모전에서 기자 자신이 기록된 현장 사진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취재 대상이 아닌 기자의 모습이 기록된 작품이 수상작으로 주목받았다.

협회는 ‘한국기자협회와 나’를 주제로 진행한 공모전에서 총 3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지난 8월 12일 시상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공모전은 기자 개인의 활동과 현장 경험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최우수상은 김동수 경상일보 기자의 ‘반달곰과 댄스를’이 차지했다. 해당 사진은 2021년 5월 울산 울주군에서 발생한 반달곰 탈출 사건 취재 과정에서 촬영됐다.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김 기자가 예상치 못하게 반달곰과 마주한 순간이 포착된 장면이다.

이 사진은 김 기자가 아닌 동료 후배 기자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 상황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며 화제가 됐고, 이번 공모전에서는 기자가 피사체로 등장한 점이 특징으로 평가됐다.

김동수 기자는 “곰을 촬영하려다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며 “순간적으로 놀란 모습을 동료가 촬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취재 현장에 있는 기자의 모습도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출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30년 경력의 사진기자인 김 기자는 다양한 현장 사진으로 수상 경력이 있지만, 본인이 피사체가 된 사진으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취재 대상이 아닌 기자 자신이 기록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수상에는 7편이 선정됐다. 해외 범죄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담은 김경민 KBS 기자의 ‘캄보디아 스캠 컴파운드’, 기자협회 축구대회를 기록한 민웅기 일요신문 기자의 ‘원클럽맨과 저니맨’ 등이 포함됐다. 환경 현장을 기록한 작품과 정치·사회 현장의 취재 장면도 함께 선정됐다.

이 밖에도 제주 지역 풍경을 담은 작품과 주요 정치 사건 현장에서 동료 기자들을 촬영한 사진, 시민들의 집회 장면을 기록한 작품 등이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장려상은 24명에게 돌아갔고, 특별상은 카메라 업체 후원으로 별도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효균 더팩트 기자는 “기자들이 현장에서 함께 움직이며 기록을 남기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취재 대상뿐 아니라 취재 과정 역시 기록의 일부로 남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도 “현장에서 긴박한 상황을 견디며 일하는 기자들의 노력이 사진에 담겼다”며 “서로의 작업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기자가 기록하는 주체이자 동시에 기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취재 현장은 결과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역시 하나의 기록으로 축적된다는 의미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러한 기록 방식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현장 사진뿐 아니라 영상, 메타데이터, 실시간 기록이 함께 축적되면서 저널리즘의 기록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기자 개인의 활동 역시 하나의 아카이브로 남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취재 결과뿐 아니라 취재 과정 자체를 기록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023년 언론학회 발표에서 “디지털 환경에서는 기사 결과물뿐 아니라 취재 과정과 현장 상황까지 함께 기록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4년 발표한 ‘저널리즘 환경 변화 보고서’에서도 사진과 영상, 현장 기록이 결합되면서 보도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해당 보고서는 기자 개인의 취재 과정과 판단 역시 기록으로 축적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학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자 역할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취재 결과 중심에서 벗어나, 취재 과정과 현장 대응까지 포함한 기록이 확산되면서 기자의 노동과 판단 과정이 공개되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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