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방통위, 17년 만에 개편 수순…유료방송 통합에 규제체계 재편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17년 만에 조직 개편을 맞는다.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료방송 규제 권한을 통합하는 구조 개편이 핵심이다.

정부는 7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9일 관련 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이달 25일 본회의 통과가 예상된다.

개편의 핵심은 규제 체계 통합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고 있는 IPTV, 홈쇼핑 등 유료방송 관련 업무가 위원회로 이관된다. 기존 방통위가 담당해온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규제와 함께 유료방송까지 일원화하는 구조다.

위원회 구성도 바뀐다. 기존 5인 상임위원 체제에서 7인 위원회로 확대되며, 상임위원 3명과 비상임위원 4명으로 구성된다. 규제와 정책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형태로 조정된다.

이번 개편은 그동안 지적돼 온 이중 규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료방송 사업자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이중 심사를 받아야 하는 구조였다.

양한열 오픈미디어연구소장은 “유료방송 사업자가 두 기관에 각각 서류를 제출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행정 부담과 정책 혼선이 발생했다”며 “통합을 통해 규제 일관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에도 부처 간 판단이 엇갈린 사례가 있었다. 2018년 CCS충북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다른 결론을 내리면서 사업자 혼선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정책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통합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나온다. 방통위 관계자는 “유료방송과 지상파 정책이 분리돼 있는 구조는 국제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라며 “정책 일관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와 진흥 기능을 함께 두는 구조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 정책이 분리될 경우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이번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법 개정을 통해 특정 인사의 임기를 종료시키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임기 종료와 연계된 조직 개편이라는 점에서 논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회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원회 정상 운영을 위한 개편”이라며 “특정 인사를 겨냥한 법안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 범위와 관련한 한계도 지적된다. 이번 개편안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련 업무가 포함되지 않았다. OTT는 현재 과기정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는 구조다.

양한열 소장은 “OTT 역시 복수 부처가 관여하는 구조로 정책 일관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국내 규제 구조의 특징이 드러난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방송과 OTT를 포함한 미디어 정책을 단일 기관에서 다루는 경우가 있다. 플랫폼과 콘텐츠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전직 방통위원을 지낸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지상파와 유료방송 모두 산업 경쟁력 약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규제 구조 개편과 함께 콘텐츠 투자와 재원 확보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조직 변경을 넘어 방송·통신 정책 구조를 재설계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규제 통합을 통한 효율성 확보와 함께,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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