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임영웅 팬덤 또 기부…확산되는 ‘팬덤 기부’, 팬덤 문화, 소비에서 기부로 이동

[사진:임영웅 콘서트 현장. 제공=물고기뮤직]

가수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가  기부 활동에 나서면서 팬덤 문화의 변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웅시대 강원 영동지역방은 지난달 30일 동해시장애요양원을 찾아 중증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후원금 500만원을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특정 스타의 활동을 넘어 팬 커뮤니티가 자발적 기부와 봉사로 확장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임영웅 팬덤은 이미 국내 팬덤 기부 문화에서 하나의 기준처럼 자리 잡았다. 영웅시대는 임영웅의 생일인 ‘웅탄절’을 맞아 최근 1억5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고, 지난 5년간 누적 기부액은 1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개인 역시 집중호우 피해 지원을 위해 팬클럽 이름으로 2억원을 기부하는 등 팬과 아티스트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팬덤 내부에서는 선물 대신 기부와 봉사를 선택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이는 반복적인 참여를 이끄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팬덤에 국한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BTS) 팬덤 ‘아미(ARMY)’는 멤버들의 생일이나 기념일마다 국내외에서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고, 블랙핑크 팬덤 ‘블링크(BLINK)’ 역시 교육·환경 분야 후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유 팬클럽 ‘유애나’가 꾸준한 기부와 연탄 나눔 활동으로 알려져 있다. 팬덤 활동이 소비 중심에서 사회적 참여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BTS 팬들은 2020년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동참해 수십억 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금했고, 글로벌 팬 커뮤니티가 사회적 의제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연예인 팬덤이 환경 보호, 난민 지원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조직적으로 기부 캠페인을 벌이는 일이 점차 일반화되는 추세다. 팬덤이 단순한 소비 집단이 아니라 하나의 시민 참여 네트워크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덤 기부 문화의 긍정적 효과는 분명하다. 첫째, 대중문화가 사회적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타의 영향력이 팬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확장되면서 기부 규모와 지속성이 동시에 확보된다. 둘째, 기존의 일회성 후원과 달리 커뮤니티 기반 참여가 반복되면서 장기적 기부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임영웅 팬덤처럼 특정 기념일을 중심으로 정례화된 기부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팬덤 기부가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내부 경쟁이나 ‘선행 인증’ 문화로 변질될 경우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팬덤에서는 기부 규모나 참여 여부가 암묵적인 기준처럼 작동하면서 개인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정 스타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부가 사회적 필요보다 팬덤 이벤트에 맞춰 집중되는 구조 역시 한계로 꼽힌다.

팬덤 기부가 확산되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제기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문화소비 및 팬덤 연구에서는 팬 커뮤니티 기반 기부가 참여 확대에는 효과적이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기부 규모 경쟁이나 인증 문화로 변질될 가능성이 지적됐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기념일마다 기부 금액을 공개하거나 순위를 비교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기부 단체들도 유사한 문제를 짚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2023년 기부문화 보고서에서 “집단 기반 기부는 확산 속도가 빠른 대신, 목적과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참여 규모가 커질수록 투명성과 운영 구조에 대한 요구도 함께 높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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