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영국서 ‘역주행’ 늘었다…블랙핑크가 보여준 파워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제니의 솔로곡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며 장기 흥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순위가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K팝의 소비 방식이 변화를 예고하고있다.
영국 오피셜 차트가 2025년 4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순위에 따르면 로제의 ‘APT.’는 26주 연속 차트에 머물며 16위를 기록했고, 제니의 ‘like JENNIE’는 11계단 상승한 53위로 집계됐다. 초기 진입 이후 하락하는 기존 K팝 패턴과 달리, 일정 시점 이후 다시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난 점이 특징이다.
이런 변화는 영국 음악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영국 차트는 2014년부터 스트리밍 데이터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이후 소비 방식이 급격히 바뀌었다. Official Charts Company는 스트리밍 도입 이후 차트가 “현재 음악 소비 방식을 반영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스트리밍 기반 소비가 음악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음악산업협회(BPI) 분석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100만 회 이상 스트리밍된 곡이 2만 곡에 달할 정도로, 특정 시점의 판매보다 장기적인 누적 청취가 중요해진 구조다.
최근 영국 내 보도 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2024년 영국 언론은 스트리밍 확산 이후 “차트가 단기 성과보다 장기 소비와 재유행에 더 크게 좌우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틱톡 등 플랫폼을 통해 과거 곡이 다시 1위에 오르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지속 노출’이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K팝의 기존 전략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발매 직후 팬덤 중심의 집중 소비로 높은 순위를 기록한 뒤 빠르게 하락하는 패턴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스트리밍 중심 시장에서는 일반 청취자의 반복 재생과 알고리즘 노출이 장기 순위를 좌우한다.
로제의 ‘APT.’ 사례는 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발매 초기 성과 이후에도 숏폼 콘텐츠와 플레이리스트 확산을 통해 소비가 이어지며 장기 체류가 가능해졌다. 제니의 ‘like JENNIE’ 역시 발매 이후 시간이 흐르며 순위가 상승한 것은 팬덤 외 청취층으로 확장된 결과로 해석된다.
영국 음악 산업 자체도 이러한 구조 변화 속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음악 산업은 2025년 기준 11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전체 소비의 약 90%가 스트리밍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차트 유지력 경쟁’으로 설명한다. 영국 음악 시장 분석에서는 스트리밍 환경에서 “곡의 생명력은 발매 시점이 아니라 장기 소비 곡선에 의해 결정된다”는 해석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실제로 넷플릭스 콘텐츠에 삽입된 곡이 수십 년 만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소비의 시간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K팝의 글로벌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기 팬덤 중심의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장기 스트리밍과 플랫폼 확산을 고려한 콘텐츠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 자체뿐 아니라 숏폼 콘텐츠, 알고리즘 추천, 글로벌 플레이리스트 진입 여부가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다.
결국 블랙핑크 멤버들의 차트 상승은 , K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소비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