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셰프’ 첫 방송 연기…편성 변수 속 출연자 리스크 영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의 첫 방송 일정이 연기됐다. 방송사 측은 편성 조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최근 이어진 기업 관련 논란과 맞물리며 방송 시점 변경의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 일정에 따른 편성 변수와 출연자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가 드러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MBC는 2025년 4월 14일 “프로그램 편성 일정이 조정됐다”며 “정확한 방송 시점은 추후 확정되는 대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4월 방송을 목표로 했던 ‘남극의 셰프’는 MBC와 LG유플러스 ‘스튜디오 X+U’가 공동 기획한 예능으로, 백 대표가 남극 월동대 대원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극지 환경과 요리 콘텐츠를 결합한 포맷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방송사 설명대로 최근 편성 환경은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조기 대선 국면에 따른 뉴스 특보 확대는 예능 프로그램 편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선거 기간에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비중이 늘어나며 정규 예능 편성이 순연되거나 시간대가 이동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방송 편성이 외부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되는 구조가 이번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연기를 단순한 편성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2025년 1월 ‘빽햄’ 제품을 둘러싼 품질 논란을 시작으로 원산지 표기 오류, 농지법 위반 의혹, 온라인 커뮤니티 내 직원 관리 문제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약 두 달간 구설에 올랐다. 식품 기업의 신뢰와 직결되는 이슈가 이어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 대표는 2025년 3월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에도 추가 의혹이 제기되며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규 프로그램의 첫 방송 시점을 조정하는 것은 방송사 입장에서 부담을 분산시키는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방송 환경에서는 출연자 관련 논란이 편성과 직접 연결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KBS 드라마 ‘디어엠’은 주연 배우 박혜수를 둘러싼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첫 방송이 연기됐고 제작발표회 일정도 취소됐다. 같은 시기 배우 조병규 역시 학폭 논란이 불거지며 예능 출연 일정이 조정되는 등 방송 일정 전반에 영향을 받은 사례가 이어졌다.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2021년 KBS ‘달이 뜨는 강’은 배우 지수의 학폭 논란이 제기된 이후 방영 중이던 작품의 주요 출연자를 교체하고 상당 분량을 재촬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미 촬영이 진행된 상황에서도 편성과 콘텐츠 구조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이뤄진 것이다.
최근에도 출연자 이슈로 인해 공개 시점이 조정되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 이후 출연 작품들의 공개 일정이 연기되는 등, 완성된 콘텐츠 역시 시장 상황과 출연자 논란을 고려해 공개 시점을 재조정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출연자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방송사와 제작사는 편성 연기, 출연 분량 조정, 재촬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판단이 보다 선제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 방송 제작 관계자는 “최근에는 광고주와 시청자 반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논란이 있는 출연자가 포함된 프로그램은 편성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출연자 리스크가 편성 전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상파 예능은 광고와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출연자 이미지가 편성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OTT 플랫폼과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OTT 콘텐츠는 공개 이후 이용자 반응을 통해 평가받는 구조인 반면, 지상파 방송은 편성 이전 단계에서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는 경향이 강하다. 콘텐츠 유통 구조에 따라 리스크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극의 셰프’는 극지 환경과 요리라는 결합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시도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되지만, 실제 방송 시점은 정치 일정과 출연자 이슈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