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지브리 스타일’ 열풍…AI 이미지 생성 확산 속 저작권 논쟁 커진다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공개한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모사한 이른바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창작물의 스타일 모방과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AI 기술을 통한 이미지 제작이 급증하면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창작 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AI의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챗GPT 이미지 기능 출시 이후 첫 일주일 동안 1억3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7억 장이 넘는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두고 “정말 미친 첫 주였다(very crazy first week)”고 표현했다. 이 기능 확산으로 챗GPT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대비 약 1억5000만 명 증가했고 유료 구독자 역시 약 450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능 확산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모사한 이미지 제작 유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사진이나 유명 인물의 사진을 지브리 애니메이션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로 변환한 이미지를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얼굴을 지브리 스타일로 표현한 이미지를 X에 게시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인도 정부 역시 공식 X 계정을 통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지브리 화풍 이미지로 변환해 공개하며 해당 유행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두고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강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연출을 맡은 이시타니 메구니 감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지브리의 이름을 더럽히는 행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지브리가 이렇게 싸구려 취급을 받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런 방식이 지브리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원피스’와 ‘나루토’, ‘포켓몬’ 제작에 참여했던 미국 애니메이션 감독 헨리 셀루(Henry Selick)는 소셜미디어에서 “AI 지브리 이미지는 예술가들을 불편하게 만들 뿐”이라며 “이를 ‘예술의 민주화’라고 부르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브리 창립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과거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6년 일본 NHK 다큐멘터리에서 AI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시연을 본 뒤 “나는 이것이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느낀다”며 “이 기술을 내 작업에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스튜디오 지브리는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생성형 AI가 특정 작가나 스튜디오의 작풍을 학습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최근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논쟁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AP통신은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오픈AI가 “생존 작가의 개별 스타일을 직접 모방하는 이미지 생성 요청은 거부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으며, 지브리 스타일의 경우 특정 개인이 아닌 스튜디오의 일반적인 미술적 특징을 참고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했다.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는 창작물의 스타일과 데이터 학습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니메이션 산업에서는 AI 기술 활용과 창작자의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