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사회”… 바뀔 수 있을까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경쟁이 심한 사회’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교육과 취업, 직장 생활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경쟁이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에게 큰 부담을 주는 구조가 됐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문화가 형성된 이유와 그 변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 사회의 경쟁 강도는 여러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경쟁이 심한 사회라고 인식하는 응답 비율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과 취업 분야에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느끼는 응답이 많았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경쟁 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교육 분야는 경쟁 문화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영역으로 꼽힌다. 교육부가 2024년 발표한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약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많은 학생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 동일한 경쟁 구조 안에 들어가게 되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입시 경쟁이 과열되며 교육이 경쟁 중심 구조로 형성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취업 시장에서도 경쟁 압박은 이어진다. 통계청이 2024년 발표한 청년 고용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 가운데 상당수가 취업 준비 기간을 길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장기간 취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경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쟁 구조가 사회 구조와도 깊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한다.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여러 강연에서 한국 사회의 경쟁 구조를 설명하며 “한국 사회는 매우 강한 경쟁 구조 속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가 개인의 삶의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경쟁 문화는 노동 환경에서도 나타난다. 장시간 노동과 성과 중심 평가 구조는 많은 직장인이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경쟁 압박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경쟁 문화가 완전히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경쟁은 개인의 능력 개발과 사회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과 산업이 경쟁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 왔다는 평가도 있다.
문제는 경쟁의 강도와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치게 강한 경쟁은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갈등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협력과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회학자들은 경쟁 문화의 배경으로 교육 구조와 노동 시장 구조를 함께 언급한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동일한 목표를 향해 경쟁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경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협력 중심 사회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교육 과정에서 협력 학습을 확대하거나 노동 환경에서 과도한 경쟁을 줄이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 개인이 생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도 논의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경쟁 문화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노동 시간 단축이나 사회 복지 확대 등을 통해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과 협력이 균형을 이루는 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도다.
한국 사회 역시 변화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교육 개혁과 노동 환경 개선, 사회 안전망 확대 등 다양한 정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경쟁 문화가 오랜 시간 사회 구조 속에 자리 잡아 온 만큼 단기간에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은 현대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어려운 요소다. 그러나 경쟁이 인간의 삶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구조가 된다면 그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한대학교에서 취업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보건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