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기초 공연예술 지원 논의 본격화…문체부·기재부 국립예술단체 간담회

[문체부로고]

기초 공연예술의 창작 기반과 유통 구조 개선을 둘러싼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 본격화됐다. 단발성 제작 중심 구조를 바꾸고 장기 레퍼토리를 축적해야 한다는 요구가 현장에서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예산처는 1월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기초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한 국립예술단체 현장 간담회’를 열고 창작·유통 구조와 현장 애로를 점검했다. 발레, 현대무용, 연극,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 국립예술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대표 레퍼토리 확대 필요성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단발성 공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재공연과 순환 유통이 가능한 작품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립합창단 민인기 단장은 간담회에서 “공연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구조에서는 작품 축적이 어렵다”며 “대표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재공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예술단체 공연 다수가 특정 시즌 이후 종료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 레퍼토리 구축이 쉽지 않은 구조가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연 제작 기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제작비 확보 불확실성과 인력 운영 부담이 창작 지속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이다. 국립현대무용단 관계자는 “창작은 장기 준비가 필요한데 단기 지원 구조에서는 안정적인 제작이 쉽지 않다”며 “지속 가능한 제작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창작 공연은 수개월 이상의 제작 기간과 리허설, 재공연 준비까지 이어지지만, 연 단위 지원 구조에서는 프로젝트 단절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이어져 왔다.

데이터로도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사업은 2026년 기준 350건이 지원해 41건이 선정되는 등 경쟁률이 8대 1을 웃도는 대표 창작 지원 사업이다. 2025년에도 20여 편 수준의 작품이 선정되는 등 매년 일정 규모의 창작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지원을 통해 제작된 작품 가운데 상당수가 초연 이후 재공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공연계에서 이어진다. 창작은 확대되고 있지만 작품이 장기 레퍼토리로 축적되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소멸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예산처는 장기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향우 사회예산심의관은 “기초 공연예술은 단기간 성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창작과 제작 역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예술단체의 레퍼토리는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공공 자산”이라며 “유통과 재창작을 확대해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기 성과 중심 예산 집행에서 벗어나 장기 축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된 발언이다.

문체부도 창작-유통-향유 구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용신 예술정책관은 “공연예술 경쟁력은 작품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관객과 만나는 데 달려 있다”며 “창작과 유통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창작 지원 중심 정책에서 유통과 향유 단계까지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시설 기반 문제도 함께 논의됐다. 간담회 이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연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이 진행됐다. 정향우 사회예산심의관은 “공연시설은 창작과 관람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시설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후 시설과 제작 환경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상황이 반영된 발언이다.

다만 재정 투입 확대만으로 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변수로 남는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지원이 단기 사업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작품 축적이 어렵다”며 “유통과 재공연까지 이어지는 구조 설계가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작 지원과 유통 정책이 분리된 상태에서는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현장 인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문체부와 기획예산처는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기초 공연예술 지원 방향을 정리하고, 2027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논의는 창작 지원 중심 정책에서 레퍼토리 축적과 유통 구조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정책 범위를 확장하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