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59개 기관 점검 마무리…“6개월 뒤 국민이 체감할 결과 내놔야”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속·공공기관 59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년 업무보고를 마무리하고 성과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사흘간 이어진 점검은 정책 실행력과 현장 대응 능력을 직접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체부는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3·4차 업무보고를 열고 전체 일정을 종료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 13일부터 시작돼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각 기관의 후속 조치 이행 상황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상은 공공기관, 소속기관, 유관기관을 포함한 59곳으로, 문화·예술·콘텐츠·관광·체육 전 분야를 포괄했다.
최휘영 장관은 이번 점검의 기준을 분명히 했다. 그는 “6개월 뒤에는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기 성과가 아닌 실제 정책 효과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고 자체보다 실행 결과를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동시에 “관행적인 보고에서 벗어나 예민한 문제까지 공개적으로 토론하겠다”고 강조하며 기존 행정 방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현장에서는 기관별로 구체적인 지적과 주문이 이어졌다. 예술 분야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지역 프로그램 확대와 국립국악중·고등학교의 진로 다변화 지원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국립전통예술 중·고등학교를 둘러싼 보조금 논란과 관련해서는 감사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자체적인 개선안을 먼저 마련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단순 관리가 아니라 운영 방식 자체를 재정비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시설과 운영 문제도 직접적으로 언급됐다. 국립중앙극장에는 시설 관리 강화와 안전사고 책임 체계 정비가 주문됐고, 국립한글박물관에는 화재 이후 복구 상황과 재개관 일정이 집중 점검됐다. 국립국악원에는 국악의 해외 확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외국인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지역·소통 분야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접근성 문제가 핵심으로 다뤄졌다. 국립국어원에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한 말뭉치 구축 확대가 요구됐고,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외국인 관람 환경 개선이 지시됐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의 경우 독립청사 건립을 조속히 추진하도록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단순 서비스 개선을 넘어 인프라 확충까지 포함된 요구였다.
콘텐츠·산업 분야에서는 규제와 보호 이슈가 동시에 부각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는 불법 사설서버 대응을 강화하라는 주문이 내려졌고, 한국저작권보호원에는 관련 법 시행과 동시에 불법 콘텐츠 차단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는 지역신문 지원 확대를 통해 지역소멸 문제 대응에 기여할 것을 당부했다.
관광·체육 분야 역시 실행 중심 점검이 이어졌다. 체육시설 안전 관리 강화와 체육인 보호 체계 구축, 해외홍보 플랫폼 다변화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각 기관의 사업이 개별 과제에 머물지 않고 실제 이용자 체감으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점검이 진행된 점이 특징이다.
이번 업무보고는 진행 방식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일부 회의는 생중계됐고, 나머지 일정도 영상으로 공개된다. 정책 점검 과정을 외부에 드러내겠다는 의도다. 보고와 토론을 동시에 공개하는 방식은 기존 행정 관행과 차별화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규모 점검 방식에 대한 한계도 제기된다. 짧은 기간에 수십 개 기관을 동시에 점검하는 구조에서는 개별 기관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분야별 특성이 다른 기관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실질적인 성과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과 중심 기조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문화·예술 분야는 중장기 사업 비중이 높아 단기간 성과로 평가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 경우 지표 중심 관리로 흐르면서 사업 방향이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체부는 6개월 뒤 재점검을 예고했다. 점검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책 추진 과정과 결과를 동시에 공개하겠다는 점에서 행정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