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신고 8개월 만에 작년 넘어서…삭제 체계 공백 커져
디지털 성범죄 신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불법 콘텐츠 삭제와 차단을 담당하는 심의 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대응 공백이 확대되고 있다. 신고 증가와 처리 지연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 정보 신고는 70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 6611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신고 유형은 불법 촬영물과 딥페이크 성 착취물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합성 영상이 확산되면서 피해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문제는 신고 증가와 달리 삭제와 차단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심위 심의 기능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가 이어지면서 대응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방심위는 현재 위원 정원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위원 사퇴 이후 9명 중 2명만 남아 주요 의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디지털 성범죄 콘텐츠 삭제를 담당하는 심의 소위원회도 지난 6월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방심위 심의를 거쳐야 불법 콘텐츠 삭제가 가능하다. 심의 기능이 멈출 경우 삭제 절차도 지연되는 구조다. 신고와 처리 사이의 시간 격차가 확대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지털 성범죄는 확산 속도가 빠른 범죄 유형으로 분류된다. 영상이나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복제·유통되면서 피해가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피해 범위가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삭제 속도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피해 콘텐츠를 얼마나 신속하게 차단하느냐가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와 같은 지연 구조는 피해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도적 한계도 함께 제기된다. 삭제 권한이 특정 기관에 집중돼 있는 구조에서 해당 기관의 기능이 멈출 경우 전체 대응 체계가 영향을 받는다. 분산된 대응 체계 필요성이 논의되는 배경이다.
정치권에서는 방심위 정상화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황정아 의원은 “신고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심의 공백이 발생하면 피해자 보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개편 방향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삭제 권한을 확대할 경우 표현의 자유와의 충돌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디지털 환경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범죄 유형이 증가하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과 같은 형태는 제작과 유통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기존 대응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기술 대응과 제도 대응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플랫폼 차원의 선제적 차단과 함께 공적 기관의 신속한 심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플랫폼 구조와 연결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콘텐츠 생성과 유통, 삭제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대응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고 건수 증가는 문제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실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리 속도와 대응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