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렉카 유튜버 끼리 제제해달라 국민동의 청원, 정부대응도 본격화

[사진:지난해 렉카 유튜버로 인해 인기 유튜버 ‘쯔양’이공갈·협박 받은 사건이 사회적 으로 주목받았다. 출처:쯔양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튜버들이 서로를 겨냥해 “제재가 필요하다”며 국회에 청원을 올리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가로세로연구소와 ‘연예뒤통령 이진호’ 측이 각각 제기한 국민동의청원 2건이 지난달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상정되면서다. 규제 대상이 스스로 규제를 요구하는 장면은 이른바 ‘렉카 유튜버’ 시장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렉카 유튜버는 사건·사고나 연예인 사생활 논란을 자극적으로 재가공해 조회수를 얻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조회수가 곧 광고 수익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구조 속에서 논란은 곧 수익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허위정보 역시 시장에서 유통되는 환경이 형성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2%가 렉카 유튜버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수익 구조는 실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는 연예인을 비방하는 허위 콘텐츠를 통해 2021년 6월부터 약 2년간 약 2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역시 2019년 이후 고소득 유튜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확대하면서 렉카 채널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논란과 자극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제도적으로도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콘텐츠가 ‘정의 구현’이나 ‘공익 제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 운영 방식은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유튜버 구제역은 2023년 먹방 유튜버 쯔양에게 사생활 의혹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2025년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또 가로세로연구소는 쯔양의 동의 없이 사생활 영상을 공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영상 삭제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공익을 표방한 활동이 사익 추구로 이어지는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정치 영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 2021년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운영자들이 지난달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조회수 경쟁이 정치적 영향력과 결합할 경우 파급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구조는 결국 유튜버 간 충돌로 이어졌다. 최근 청원 사태는 서로를 향해 허위정보 유포와 책임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적 개입을 요구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규제 공백 속에서 성장한 시장이 내부 갈등을 통해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과 제도의 개입이 늦어지면서 시장 내부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플랫폼과 정부의 대응은 뒤따라가는 양상이다. 유튜브는 허위정보와 유해 콘텐츠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집행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자극적인 콘텐츠일수록 알고리즘을 통해 더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정부 역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나 유튜브 채널에 대한 언론중재법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와 규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3년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시행해 대형 플랫폼에 불법·유해 콘텐츠 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네트워크집행법(NetzDG)을 통해 명백한 불법 콘텐츠를 일정 시간 내 삭제하도록 규정했고, 프랑스 역시 온라인 혐오 표현과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강화해왔다. 플랫폼을 단순 중개자가 아니라 책임 주체로 보는 접근이다.

이번 유튜버 간 갈등은 허위정보 유통과 수익 구조가 결합된 시장이 자율적으로는 통제되지 않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다. 

정부 대응도 본격적인 논의 단계에 들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가짜뉴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방안을 검토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국회에서는 사이버 명예훼손죄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유튜브 채널에 언론중재법을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처벌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 흐름이다.

다만 규제 강화가 곧바로 해법이 될 수 있는지를 두고는 이견도 적지 않다. 권력 감시나 공익적 문제 제기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플랫폼 책임을 확대하는 법제 정비, 혐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논의 등 다양한 대안이 함께 거론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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