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중문화

“파리·뉴욕 제쳤다”…한국 관광, ‘경험 소비’로 인기

[사진:’2025 트립.베스트 글로벌 랭킹’ 제공:트립닷컴]

서울의 대표 관광지인 N서울타워가 글로벌 여행 플랫폼 평가에서 야간 관광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전통 관광지 중심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파리 센강 유람선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가 순위권에서 밀려난 결과는  관광 소비 방식 자체의 이동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이 발표한 ‘2025 트립.베스트 글로벌 랭킹’은 이용자 리뷰와 실제 예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되 실제 관광객의 선택 패턴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과 같은 변화는 글로벌 관광 시장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국제 관광객 수는 약 14억5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관광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소비 방식도 동시에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실제 여행 트렌드 조사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2024년 글로벌 여행 보고서에서는 여행객의 70% 이상이 “새로운 경험과 활동을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한다”고 응답했다.
방문 개념의 여행이 아닌 체험과 활동 중심으로 여행이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관광은 이 흐름과 맞물린 특성을 갖는다.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63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의 94% 수준까지 회복됐고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한국의 강점은 ‘압축된 경험’에 있다. 서울은 식사, 카페, 쇼핑, 공연, 야경을 짧은 동선 안에서 동시에 소비할 수 있는 도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장거리 이동과 특정 명소 중심 소비에 의존하는 전통 관광지와 다른 형태다.

글로벌 사례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일본은 2024년 3687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관광 대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소비는 여전히 지역 이동과 체류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한국은 이동보다 ‘밀도 높은 경험’에 집중된 소비 패턴이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관광이 ‘장소 소비’에서 ‘경험 소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 콘텐츠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한류(Korean Wave)는 드라마, K팝 등을 통해 관광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관광이 공간 방문이 아니라 콘텐츠 경험의 연장선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여행사가 일정을 설계했다면, 현재는 플랫폼 알고리즘이 관광 경험을 배열한다. 검색, 예약, 리뷰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관광지는 ‘추천되는 방식’에 따라 소비된다. 랭킹 자체가 데이터 기반 결과라는 점에서, 관광 시장이 알고리즘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변화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서울 중심 관광 집중으로 명동, 홍대, 성수 등 일부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며, 지역 간 관광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경험 소비가 SNS 기반으로 확산되면서 관광이 짧은 체류형 콘텐츠 소비로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번 결과는 한국 관광의 경쟁력이 변화한 소비 기준과 맞물린 결과임을 보여준다. 관광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성된 경험을 소비하는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구조적 전환으로 본다. PwC는 2026년 보고서에서 관광 산업을 “국가 경제를 이끄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규정하며, 경험 중심 소비와 디지털 플랫폼이 산업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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