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오피니언

비상계엄의 재발을 제도적으로 막을 준비가 됐습니까?

대통령의 선포권과 국회의 해제권만으로 충분한가…국무회의·군 지휘체계·국회 통제 전면 점검해야

처벌과 사후 수습 넘어 계엄 판단 기준, 절차 기록, 위법 명령 거부·불복종 기준까지 법제화 필요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가 제도만으로 자동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계엄은 국회의 해제 요구로 약 6시간 만에 종료됐지만, 대통령의 판단과 군·경의 집행이 결합하면 시민의 기본권과 국회의 기능이 짧은 시간 안에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계엄 사태와 관련한 수사와 재판, 정치적 책임 규명은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자 처벌만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헌법과 계엄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국무위원이 실질적인 심의 없이 동의하며, 군 지휘관과 공무원이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명령을 집행한다면 현행 제도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

헌법은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권을 부여한다. 동시에 국회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권한을 준다. 대통령은 국회의 해제 요구를 받으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2024년 12월 국회가 빠르게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헌법 조항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가 항상 정상적으로 소집되고 표결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군과 경찰이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거나 통신망과 언론 기능이 차단되면 헌법상 해제권이 형식적인 권한에 머물 수 있다. 비상계엄 재발 방지책은 대통령의 선포 요건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국회가 실제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에 필요한 답은 “위헌적 계엄은 다시 없을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다. 어떤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자의적인 계엄 선포가 어렵고, 위법한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군·경과 공무원이 이를 집행하지 않도록 만드는 제도가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지도자의 선의보다 권력의 오남용을 차단하는 장치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헌법이 허용한 계엄은 무제한 권한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 병력으로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구분된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법률이 정하는 범위에서 영장제도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와 법원의 권한에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면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대한민국헌법 제77조).

계엄법은 비상계엄의 선포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과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정한다. 경비계엄은 사회질서가 교란돼 일반 행정기관만으로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선포할 수 있다(계엄법 제2조).

문제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사회질서의 극도 교란’, ‘행정과 사법 기능의 현저한 곤란’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이라는 데 있다. 정상적인 정치적 갈등과 국회의 정부 견제, 집회·시위, 예산안 갈등이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는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계엄은 일반적인 치안 대책이 아니다. 군 병력을 동원해 평시의 행정·사법 질서에 예외를 만드는 최후의 헌법적 수단이다. 따라서 선포 요건은 넓게 해석할 수 없으며, 경찰과 행정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그럼에도 현행 구조에서는 대통령이 계엄 필요성을 먼저 판단하고 선포할 수 있다. 국회와 법원은 선포 이후에 통제권을 행사한다. 대통령이 부당한 목적으로 비상상황을 규정하면 계엄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전에 군 병력과 경찰력이 움직일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국무회의는 실질적으로 계엄을 심의할 수 있습니까?

헌법 제89조는 계엄과 해제에 관한 사항을 국무회의 심의 대상으로 규정한다. 계엄 선포는 대통령 개인의 단독 판단이 아니라 국무위원들이 국가 상황과 법적 요건, 군 병력 동원의 필요성을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국무회의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 헌법상 심의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무위원이 계엄 선포 이유와 법적 근거, 병력 투입 범위, 기본권 제한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에 참석했다면 실질적인 심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계엄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에는 일반 안건보다 엄격한 절차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계엄 선포 건의서와 포고령안, 병력 운용계획, 기본권 제한 범위, 국회 통고 계획을 국무위원에게 사전에 제공해야 한다. 국무위원별 찬반 의견과 법적 문제 제기도 회의록에 남겨야 한다.

회의 개최 시각과 장소, 참석자, 개회와 종료 시각도 명확히 기록해야 한다. 누가 어떤 자료를 제출했고 어떤 질문과 답변이 오갔는지도 보존해야 한다. 계엄 선포 이후에 문서를 작성하거나 회의 형식을 보완할 여지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계엄에 반대한 국무위원이 있었는지도 국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국무회의가 대통령의 결정을 추인하는 절차에 그친다면 집단 심의제도의 의미가 사라진다. 국무위원에게는 계엄의 위헌·위법 가능성을 검토하고 반대 의견을 낼 책임이 있다.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 국방부 장관은 각각 법률·치안·군사 분야의 책임자다. 계엄 요건을 충족했는지 부처별 검토 의견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법제처나 독립적인 헌법 전문가의 사전 법률검토를 받도록 해야 한다.

다만 계엄은 전쟁이나 대규모 무력 공격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도 선포될 수 있다. 모든 자료와 절차를 평시 국무회의와 동일하게 요구하면 신속한 대응을 방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따라서 즉시 대응이 필요한 군사적 상황과 국내 정치·치안 상황을 구분해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외부 공격이 확인된 경우에는 긴급 절차를 적용하더라도 사후 기록과 국회 보고를 강화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정치적 혼란을 이유로 계엄을 검토할 때는 더 엄격한 법률심사와 국무회의 숙의 절차를 거치게 해야 한다. 긴급성과 민주적 통제를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다.

국회의 해제권이 실제로 보장돼야 한다

헌법상 계엄 통제의 중심은 국회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로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따라야 한다. 이 권한은 행정부와 군의 비상권력에 대한 민주적 안전장치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실, 국회의장실에 대한 군·경의 진입도 국회의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 국회의원과 국회 직원의 출입, 의안 제출, 표결 시스템이 보장돼야 계엄 해제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한다.

계엄 상황에서도 국회의 활동을 방해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계엄법에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사당과 국회의원회관에 대한 군 병력 진입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국회의장이 요청한 경우 등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체포와 구금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헌법상 현행범이 아닌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계엄을 이유로 국회의원을 강제로 격리하거나 이동을 제한한다면 계엄 해제 표결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

국회의 전자표결과 통신망도 보호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본회의장에 모이기 어려운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해 비상 원격회의나 대체 표결 방식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원격표결은 의원 본인 확인과 해킹, 강압에 의한 표결 여부를 검증해야 하므로 충분한 기술적·법적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계엄 선포 즉시 국회가 자동 소집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국회의장이나 교섭단체 대표의 별도 합의가 없어도 일정 시간 안에 본회의가 열리도록 규정하면 행정부가 국회의 대응 시간을 지연시키기 어렵다.

대통령의 국회 통고에도 구체적인 시한을 둘 수 있다. 현행 헌법은 ‘지체 없이’ 통고하도록 규정하지만 몇 분 또는 몇 시간 안에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장에게 전자문서와 서면으로 통고하고, 선포 사유와 적용 지역, 시행 시간, 병력 규모, 포고령을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군인은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습니까?

계엄은 대통령의 선포만으로 실행되지 않는다. 국방부와 계엄사령부, 각 군 지휘관과 현장 장병이 명령을 집행해야 현실의 권력이 된다. 따라서 계엄 재발 방지의 핵심은 군이 위법한 명령을 식별하고 거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군인은 지휘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명령 체계가 무너지면 군의 임무 수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군인의 복종 의무가 명백히 위법한 명령까지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을 불법으로 체포하거나 국회의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명령은 군사적 지휘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현장 지휘관과 장병에게 모든 명령의 헌법적 적법성을 즉시 판단하라고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 법률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명령을 거부했을 때 항명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위법 명령 거부권을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회와 법원, 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의 기능을 방해하는 명령, 영장 없이 정치인과 언론인을 체포하라는 명령, 평화적인 시민에게 무기를 사용하라는 명령 등 명백한 금지 행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군 교육과 작전지침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장병이 명령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긴급 보고체계도 필요하다. 지휘계통 밖의 군 법무관이나 독립적인 법률지원기구에 판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법 가능성을 신고하거나 집행을 유보한 군인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 보호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지휘관의 구두 명령은 사후 책임 규명을 어렵게 한다. 국회와 헌법기관에 대한 병력 투입, 민간인 체포, 언론·통신 제한 등 중대한 명령은 서면이나 전자기록으로 남기도록 해야 한다. 긴급한 구두 명령은 일정 시간 안에 문서화하도록 규정할 수 있다.

명령 기록에는 지시자와 수신자, 전달 시각, 목적, 법적 근거, 투입 병력과 장비가 포함돼야 한다. 지휘통신 기록을 삭제하거나 조작할 경우 별도의 책임을 묻는 규정도 필요하다. 기록은 위법 명령을 억제하고 집행 책임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다.

경찰과 공무원의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

계엄 상황에서 움직이는 국가기관은 군만이 아니다. 경찰은 국회와 주요 기관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고, 행정기관은 통신·언론·집회 관련 조치를 집행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과 지방자치단체, 소방기관도 비상체계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공무원은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지만 위법한 명령까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실제 상황에서 어떤 명령을 거부해야 하는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명령을 거부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고, 집행하면 사후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이중 위험이 존재한다.

공무원과 경찰관에게도 위법 명령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 명령의 근거와 내용을 문서로 요구할 권리, 법무담당 부서의 검토를 요청할 권리, 명백히 위헌·위법한 지시에 대한 집행 유보권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 출입 통제나 언론사·방송사 통제, 정치인 위치 확인과 같은 명령은 일반 치안 활동과 성격이 다르다. 이러한 지시가 내려오면 자동으로 상급기관과 독립된 감찰기구에 보고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계엄 집행에 관여한 기관은 사후에 모든 명령과 조치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병력과 경찰력의 배치 현황, 체포·구금 대상자 명단, 통신 제한과 시설 통제 내역, 무기와 장비 사용 기록 등을 공개해야 한다. 국가안보상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은 비공개 국회 보고를 통해서라도 검증돼야 한다.

사전 동의제는 해법이 될 수 있습니까?

비상계엄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게 하자는 방안이 제기될 수 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하면 정치적 목적의 계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외부의 무력 공격이나 대규모 국가비상사태에서는 국회를 소집할 시간조차 없을 수 있다. 적의 공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전 표결을 요구하면 군사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계엄이 헌법상 비상권한으로 존재하는 이유도 신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대안은 상황을 구분하는 것이다. 전쟁과 외부 무력 공격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대통령이 우선 선포하되 짧은 시간 안에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 국내 정치·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국회의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사후 승인제도 검토할 수 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6시간이나 12시간 안에 국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계엄의 효력이 자동으로 사라지도록 하는 방안이다. 국회가 해제안을 의결할 때까지 계엄이 계속되는 현행 구조보다 대통령의 입증 책임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국회 다수당이 국가안보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필요한 계엄을 부당하게 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대통령과 여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면 승인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국회 통제만으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신속 심사를 병행하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계엄 선포 직후 헌법재판소가 선포 요건과 절차를 긴급 심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심사 착수 주체와 결정 시한, 계엄 중 사법기관의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

계엄 선포보다 계엄 유지가 더 어려워야 한다

계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다.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전쟁과 대규모 무력 사태가 발생하면 평시 제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헌법이 계엄 제도를 둔 이유도 이러한 예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신 계엄의 선포와 유지에 높은 문턱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은 계엄이 필요한 객관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하고, 국무회의는 이를 실질적으로 심의해야 한다. 국회는 즉시 승인 또는 해제 여부를 결정하고, 사법기관은 적법성을 심사해야 한다.

계엄의 적용 지역과 기간도 최소화해야 한다. 전국 계엄이 필요한지, 특정 지역에 한정할 수 없는지 먼저 검토해야 한다. 계엄의 효력이 일정 기간 후 자동 종료되도록 하고, 연장하려면 국회의 별도 승인을 받게 하는 일몰제도 고려할 수 있다.

포고령에 포함할 수 없는 사항도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 국회의 활동과 정당한 정치활동, 언론의 계엄 비판, 변호인의 조력, 법원의 영장 심사 등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계엄이라는 명칭이 헌법기관의 기능 정지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계엄 재발 방지 대책을 군사 기밀이나 과거 정부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 현 정부뿐 아니라 미래의 모든 정부에 적용될 보편적인 통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정당의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동일하게 작동하는 제도여야 한다.

정부는 어떤 제도를 바꿀 것인지 답해야 한다

비상계엄 재발 방지책은 최소한 일곱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계엄 선포 요건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둘째, 국무회의의 실질적 심의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셋째, 국회의 출입과 표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넷째, 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승인 시한을 둘 것인가. 다섯째, 군인과 경찰, 공무원이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기준은 무엇인가. 여섯째, 계엄 관련 명령과 병력 이동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할 것인가. 일곱째, 위법한 계엄을 사법기관이 얼마나 신속하게 심사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지 않은 채 관련자 처벌만 강조하면 재발 방지 대책은 완성되지 않는다. 처벌은 과거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다. 제도 개혁은 미래의 권력자가 같은 선택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작업이다.

현행 헌법은 국회에 계엄 해제권을 부여하고 있다. 2024년 12월에는 이 장치가 작동했다. 그러나 당시 국회의원과 시민, 국회 직원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헌법 질서를 개인의 용기와 우연에 의존하게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이 국무회의와 군 지휘체계, 경찰, 국회 통제 장치를 연속해서 통과하지 못하도록 여러 단계의 방어선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해야 할 것은 “다시는 계엄이 없을 것”이라는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위헌적인 계엄을 선포하기 어렵고, 선포하더라도 집행되지 않으며, 집행되더라도 즉시 중단할 수 있는 제도다. 비상계엄의 재발을 막을 책임은 과거를 단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헌법의 문장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제도를 만드는 데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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