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회

권력 남용 막는 제도, 왜 있어도 작동하지 않나

권한 분산·이해충돌 방지·정보공개만으로 부족…위반 시 자동 작동해야
독립기관의 인사·예산 보장하고 내부고발자 보호와 국민 감시 연결해야

권력 남용 사건이 발생하면 새로운 법과 감독기구를 만들자는 요구가 뒤따른다. 신고 의무를 추가하고 처벌을 강화하며 위원회를 신설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신고는 형식화되고 감독기구는 권력의 영향을 받는다. 위반 사실이 드러나도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진다.

제도가 없어서 발생하는 권력 남용도 있지만, 이미 있는 제도가 작동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가 더 많다. 권한은 법률에 규정돼 있어도 이를 행사할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 조사기관이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인사권자의 의중을 살피면 제도는 문서에만 남는다.

좋은 제도는 선한 사람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공직자가 사익을 추구하고 조직이 책임을 회피하며 감독기관도 권력에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남용하기 어렵고, 남용하면 기록이 남으며, 발견되면 조사가 시작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권력은 집중될수록 통제하기 어렵다

권력 남용을 예방하는 첫 번째 원칙은 권한 분산이다. 정책 결정과 집행, 감독, 처벌 권한을 한 기관이나 한 사람에게 몰아주면 내부 통제가 작동하기 어렵다. 잘못을 저지른 조직이 스스로 조사하고 결과까지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책임 축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인허가를 담당하는 기관이 사업의 성과 평가와 위법행위 조사까지 맡으면 규제 대상과 유착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수사 개시와 종결, 정보 공개 여부를 모두 결정하면 외부에서 판단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장이 감사부서의 인사와 예산을 통제하면 내부 감사의 독립성도 약해진다.

권한을 나눈다고 모든 기관을 완전히 분리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한 기관의 결정이 다른 기관의 확인 없이 확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고위공직자 임명에 국회 동의나 인사청문 절차를 두고, 행정처분을 법원이 심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재정은 편성과 집행, 결산, 감사 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인허가와 보조금, 공공계약도 담당자 한 명의 판단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사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복수의 담당자가 검토하며 사후 표본감사를 실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긴급상황에서도 권한 분산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 재난과 안보 위기를 이유로 행정부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할 수는 있다. 다만 발동 요건과 적용 기간, 국회 보고, 사법심사의 가능성을 함께 규정해야 한다. 긴급권은 위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효력을 잃도록 설계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해충돌은 처벌보다 회피가 먼저다

권력 남용은 뇌물을 받은 뒤에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공직자가 가족이나 이전 직장, 사업상 관계가 있는 사람의 업무를 담당하는 순간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생긴다. 실제 특혜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이 결정을 내렸다면 행정의 신뢰는 낮아진다.

한국의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제도는 인허가와 조사, 감독, 보조금, 공공계약, 채용 등에서 사적 이해관계가 발생하면 신고하고 회피하도록 하고 있다. 직무 관련 이해관계자는 해당 공직자에 대한 기피 신청도 할 수 있다. 기관장은 직무 중지와 대리자 지정, 직무 재배정, 전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 가족의 거래나 부동산 보유가 직무와 관련된 경우에도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구체적인 대상과 절차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부터 제9조에 규정돼 있다. 제도의 목적은 부패가 발생한 뒤 처벌하는 데 앞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결정 과정에서 분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고 여부를 당사자의 양심에만 맡기면 제도의 효과는 제한된다. 공직자가 이해충돌 사실을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계약·법인·부동산 자료를 연계해 신고 누락 가능성을 확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관장이 회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도 이유를 기록해야 한다. 업무 대체가 어렵다는 사유로 해당 공직자에게 계속 직무를 맡긴다면 누가 공정성을 확인했는지 남겨야 한다. 신고 건수보다 실제 직무 재배정과 사후 점검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이후의 이해충돌도 관리해야 한다. 규제기관에서 근무한 사람이 퇴직 직후 감독 대상 기업의 고문이나 임원으로 이동하면 재직 중 판단의 공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취업 제한만 강화하기보다 퇴직 전 담당 업무와 취업 기관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심사하고 판단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모든 결정에는 기록과 이유가 남아야 한다

권력 남용은 기록이 없는 공간에서 발생한다. 구두 지시와 비공식 회의, 개인 연락 수단으로 결정이 이뤄지면 책임자를 확인하기 어렵다.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누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했는지 재구성할 수 없다.

중요한 행정 결정에는 제안자와 검토자, 최종 결정자, 판단 근거를 기록해야 한다. 외부인과의 면담이나 정책 제안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등록할 필요가 있다. 공공계약과 보조금 심사에서는 평가점수뿐 아니라 점수의 근거와 이해관계 여부를 남겨야 한다.

행정기관은 처분을 내릴 때 법적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이는 당사자가 처분을 이해하고 불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건이다. 행정절차법 제23조는 행정청이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한다.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 권력은 통제하기 어렵다. “정책적 판단”이나 “종합적 고려”라는 표현만으로는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 판단 기준과 검토 자료,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기록돼야 한다.

정보공개도 국민이 요청한 뒤 제공하는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예산 집행과 공공계약, 회의 일정, 정책평가, 감사 결과처럼 반복적으로 공익성이 인정되는 정보는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한다.

개인정보와 국가안보, 수사상 비밀은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비공개 사유를 지나치게 넓게 적용하면 공개 원칙이 뒤집힌다. 문서 전체를 비공개하기보다 보호해야 할 부분만 가리고 나머지를 공개하는 부분공개 원칙이 정착돼야 한다.

감독기관은 인사와 예산에서 독립해야 한다

감독기관의 이름에 ‘독립’이 들어간다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관장이 대통령이나 장관의 판단만으로 임명되고 연임을 기대해야 한다면 권력의 눈치를 볼 수 있다. 예산과 조직을 감독 대상 기관이 통제해도 실질적인 독립은 어렵다.

감독기관장의 임명 절차에는 복수 기관이 참여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행정부가 후보를 지명하더라도 국회 동의나 공개 검증을 거치게 할 수 있다. 여야와 법원, 시민사회가 후보 추천 과정에 나눠 참여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임기는 정치권력의 임기와 엇갈리게 설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감독기관장이 교체되면 장기 조사와 조직의 전문성이 유지되기 어렵다. 정당한 사유 없이 해임할 수 없도록 하고 해임 사유와 절차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예산의 독립성도 중요하다. 감독기관이 민감한 조사를 시작한 뒤 예산과 인력이 줄어든다면 법률상 권한은 의미를 잃는다. 중기 인력계획과 최소한의 조사예산을 보장하고, 예산 삭감이 발생하면 국회에 사유를 보고하도록 할 수 있다.

독립성이 무책임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감독기관도 조사 착수와 종결 기준, 처리 기간, 제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권한 남용이나 사건 선택의 편향이 발생하면 법원과 국회, 외부 감사가 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기관 간 경쟁도 활용할 수 있다. 내부 감사가 사건을 종결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외부 감독기관이 다시 심사하도록 해야 한다. 수사와 감사, 행정조사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되 한 기관의 결론이 다른 기관을 자동으로 구속하지 않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내부고발자가 안전해야 제도가 움직인다

권력 남용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사람은 조직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예산을 집행한 직원과 계약서에 서명한 담당자, 지시를 받은 실무자가 외부 감사보다 먼저 문제를 알게 된다. 이들이 침묵하면 감독기관은 사건이 커진 뒤에야 움직일 수 있다.

신고제도가 있어도 신원이 노출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면 신고하기 어렵다. 해고와 전보, 승진 배제뿐 아니라 업무 배제와 따돌림도 신고자에게는 실질적인 보복이 된다. 법률상 보호조항과 현장의 안전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신고자의 비밀보장과 신변보호 절차를 규정한다. 신고자와 가족이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으면 신변보호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한 사람에 대해서는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실행력을 높이려면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 보호조치가 시작돼야 한다.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은 뒤 원상회복을 신청하도록 하면 보호가 늦어진다. 전보와 징계, 계약해지 같은 조치를 일정 기간 사전 점검하고 신고 이후 발생한 불이익은 기관이 정당한 이유를 입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신고 처리기관과 소속기관을 분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고 대상이 기관장이나 감사 책임자라면 내부 신고창구는 작동하기 어렵다. 외부 감독기관과 시민단체, 변호사를 통한 대리신고 등 복수의 통로를 인정해야 한다.

허위신고에 대한 책임도 필요하지만 이를 앞세워 신고자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위법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신고를 허위로 판단할 수는 없다. 신고 당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와 고의로 사실을 조작했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국민 참여는 감시와 검증 단계에 연결해야 한다

국민 참여를 공청회와 설문조사에 한정하면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의견을 제출받았다는 사실만 남고 어떤 의견이 반영됐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참여 절차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행정을 직접 결정하는 권한이 아니다. 중요한 결정의 근거를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감독기관의 답변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시민이 감사나 조사를 청구했을 때 기관이 일정 기간 안에 착수 여부와 판단 이유를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

대규모 공공사업과 규제정책에는 시민검증단을 운영할 수 있다. 시민검증단은 정책의 찬반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비용 추계와 이해관계,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문가는 기술적 쟁점을 설명하고 시민은 국민이 체감하는 위험과 형평성을 점검할 수 있다.

감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에도 외부 위원이 참여해야 한다. 다만 외부 위원이 기관장이 선정한 인사로만 구성되면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공개 모집과 무작위 추첨, 복수 기관 추천을 결합해 특정 세력의 편중을 줄여야 한다.

국민의 감시가 온라인 여론재판으로 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사 중인 개인의 신상과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공개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한다. 사건 처리 통계와 절차는 공개하되 개인별 정보는 처분이 확정된 뒤 공익성과 비례성을 따져 공개해야 한다.

국민 참여의 목적은 분노를 처벌로 바로 연결하는 데 있지 않다. 행정기관이 신고를 묵살하거나 조사 결과를 숨기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 시민은 질문하고 기관은 근거를 들어 답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위반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실행되지 않는 제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법률에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 많고, 처리 기한을 넘겨도 별다른 책임이 없다. 담당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절차가 멈추지만 이를 다시 작동시킬 장치가 없다.

권력 남용 위험이 큰 분야에서는 일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심사가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 공공계약의 특정 업체 집중, 예산의 비정상적 증액, 반복된 수의계약, 신고 후 인사 불이익 같은 징후가 확인되면 감사부서에 자동 통보하는 방식이다.

자동 감지는 처벌을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로 위험 신호를 찾고 사람이 사실관계를 조사하도록 만드는 절차다. 위험 지표만으로 위법을 단정하면 정상적인 행정까지 위축될 수 있다. 해당 기관에 소명 기회를 주고 지표의 오류와 편향도 정기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처리 기한을 넘겼을 때도 다음 절차가 자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감사부서가 일정 기간 안에 착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상급기관이나 외부 감독기구로 사건이 이관되도록 할 수 있다. 신고자가 매번 처리 상황을 확인하고 재촉하지 않아도 제도가 움직여야 한다.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도 관리해야 한다. 시정 권고를 몇 건 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규정이 바뀌고 예산이 환수됐는지, 책임자 조치와 피해 회복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같은 지적이 반복되면 기관장 평가와 예산 심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제도의 실행 책임자도 명확해야 한다. 모든 부서가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표현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기관별로 담당자와 승인자, 감독자, 보고 기한을 정하고 지연과 미이행 사유를 기록해야 한다.

법률의 수보다 실행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새로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을 추가하면 규정 사이의 충돌과 중복이 늘어난다. 같은 행위가 여러 신고기관의 관할에 걸리고 피해자는 어느 기관을 찾아야 할지 알기 어려워진다. 기관들은 서로 사건을 이송하며 책임을 미룰 수 있다.

새 제도를 만들기 전에는 기존 제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법적 권한이 부족했는지, 인력과 예산이 없었는지, 기관장이 조사를 막았는지 구분해야 한다. 실행 실패의 원인을 확인하지 않으면 새 기관도 같은 문제를 반복한다.

제도마다 시행계획과 예산, 담당 조직, 정보시스템, 교육계획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법률 공포와 시행 사이에는 업무 절차를 만들고 담당자를 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 준비 없이 시행일만 정하면 초기 혼란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성과지표도 바뀌어야 한다. 신고 건수와 적발 건수만 평가하면 기관이 경미한 사건을 많이 처리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중대한 위험을 얼마나 빨리 발견했는지, 피해를 얼마나 줄였는지, 같은 위반의 재발률이 낮아졌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처벌이 많다는 사실이 반드시 좋은 행정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사전 회피와 교육, 절차 개선으로 위반 자체가 줄어들었다면 적발 건수는 감소할 수 있다. 예방과 적발, 피해 회복을 함께 평가하는 지표가 필요하다.

국제적인 공공청렴 기준도 법률 제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OECD 공공청렴 권고는 명확한 책임체계와 위험관리, 조직문화, 시민 참여, 집행과 평가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것을 제시한다. 청렴을 개인의 윤리 문제보다 행정 시스템의 문제로 다루는 접근이다.

실패를 공개하고 제도를 고쳐야 한다

제도는 처음부터 완전할 수 없다. 예상하지 못한 회피 방법이 나타나고 기술과 산업의 변화로 새로운 이해충돌이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감추지 않고 제도를 수정할 수 있는 구조다.

법률과 감독제도에는 정기 평가 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 시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회나 독립기관이 효과와 부작용을 검토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규제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개정하거나 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중대한 권력 남용 사건이 발생하면 개인 처벌과 함께 제도 실패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누가 잘못했는지만 밝히는 것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 어떤 경고 신호가 무시됐고 어느 기관이 정보를 갖고 있었으며 왜 조치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조사보고서는 유사한 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특정 사건의 개인정보와 수사기밀은 보호하되 구조적 원인과 개선 권고는 공유할 수 있다. 재발 방지책의 이행 상황도 정기적으로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

실패를 인정한 공직자가 불이익을 피하려고 사실을 숨기는 조직문화도 바꿔야 한다. 고의적 은폐와 업무 과정의 실수를 구분하고, 조기에 문제를 보고한 경우에는 책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문제를 숨기는 것보다 보고하는 것이 조직 구성원에게 유리해야 한다.

제도는 권력자의 의지가 없어도 작동해야 한다

권력 남용을 막는 가장 약한 방법은 최고권력자의 선의에 기대는 것이다. 대통령과 장관, 기관장이 청렴하면 제도가 잘 작동하고 그렇지 않으면 멈추는 구조는 지속될 수 없다. 통제 장치는 통제 대상자의 협조가 없어도 움직여야 한다.

좋은 제도는 권한을 나누고 이해충돌을 미리 차단한다. 모든 결정을 기록하며 국민이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감독기관에 독립적인 인사와 예산을 보장한다.

실행 단계에서는 처리 기한과 담당자를 명확히 해야 한다.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조사가 자동으로 시작되고, 한 기관이 사건을 묵살하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야 한다. 위반자를 처벌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피해 회복과 제도 개선까지 추적해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 헌법 제7조가 정한 이 원칙은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책임진다는 것은 비판을 수용하는 태도뿐 아니라 결정의 기록과 근거,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로 확인돼야 한다.

권력 남용을 완전히 없애는 제도는 만들기 어렵다. 그러나 남용하기 어렵게 하고, 시도하면 발견되며, 발견되면 독립적인 조사가 시작되고, 잘못이 확인되면 회복과 책임으로 이어지는 체계는 만들 수 있다. 공익을 지키는 힘은 법률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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