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장항준, 데뷔 24년 만에 첫 천만 영화…예능 넘어 감독 본업으로 재조명

장항준 감독(왼쪽)과 유해진 배우. 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데뷔 24년 만에 처음으로 천만 관객 감독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익숙했지만, 이번 작품의 흥행으로 영화감독이라는 본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 감독은 오랜 시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작업해왔지만, 상업적으로 뚜렷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특유의 입담과 편안한 캐릭터로 방송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왔고, 때로는 유명 드라마 작가의 배우자로 먼저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흥행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중심에 서게 됐다.

그의 영화계 이력은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출부 활동을 거쳐 시나리오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고, 2002년 ‘라이터를 켜라’로 본격적인 연출 데뷔를 했다. 이 작품은 당시 신선한 코미디 감각으로 주목받았고, 이후 장 감독의 이름을 영화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배우 유해진과의 인연도 이 작품을 통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후 연출작들은 기대만큼 흥행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몇몇 작품이 잇따라 상업적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기면서 그는 한동안 영화 연출에서 다소 멀어졌고, 드라마 극본 작업과 방송 출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이 시기 장 감독은 드라마 작가로도 참여하며 꾸준히 작업을 이어갔다.

대중에게는 예능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모습이 더 익숙했다. 유쾌하고 허술한 듯한 매력, 재치 있는 이야기 솜씨로 방송가에서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 과정에서 감독 장항준보다는 친근한 방송인 장항준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자리잡기도 했다.

이번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은 그런 흐름을 바꿔놓았다. 장 감독은 자신이 오랫동안 보여준 이야기꾼으로서의 장점을 영화 안에 밀도 있게 녹여냈고, 웃음과 감동을 함께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역사극이라는 장르 안에서도 무겁기만 한 접근 대신 대중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정서와 리듬을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우 캐스팅 역시 흥행의 한 축으로 꼽힌다. 익숙한 역사 인물의 이미지를 반복하기보다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해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기존 통념과는 다른 인물을 배치해 캐릭터의 인상을 새롭게 만든 점이 눈길을 끌었다.

결국 이번 흥행은 장항준 감독에게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예능에서 소비되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본업인 영화 연출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이야기 감각과 대중 친화적 연출이 마침내 큰 흥행으로 이어지면서, 장항준이라는 이름은 이제 다시 감독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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