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태조 이성계 어진 공개…권오창 화백이 복원 작업

경기 의정부시가 조선 건국 당시의 태조 이성계 모습을 담은 어진을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된 모사본으로, 화가 권오창이 작업을 맡았다.
의정부시는 26일 시청 앞 광장에서 태조 이성계 어진의 제작 완료를 알리는 고유제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어진은 가로 1.5m, 세로 2.2m 크기다. 행사에는 이성계 후손인 이준 의친왕기념사업회 이사장도 참여했다.
이번 어진은 권오창 화백이 약 4개월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조선을 세울 무렵 50대 후반이던 이성계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림 속 이성계는 청룡포를 입고 검은 수염을 기른 채 강한 인상을 드러내고 있으며, 금박과 금가루를 활용해 장식적 요소도 더했다. 노년기의 태조를 담은 전주 경기전 어진과는 다른 분위기의 중년 군주상이 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정부시가 공개한 어진은 함경남도 영흥의 준원전에 봉안됐던 태조 어진을 바탕으로 한 모사본이다. 원본의 현재 소재는 확인되지 않지만, 일제강점기 초 일본인이 촬영한 흑백 유리원판 사진이 남아 있어 이를 토대로 복원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창 화백은 그동안 여러 역사 인물의 초상 작업을 맡아온 인물이다. 영화 속 단종 어진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으며, 설총과 김부식, 정도전, 백제 성왕 등의 초상화도 제작해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사례가 있다.
의정부와 이성계의 인연도 이번 어진 공개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조선 초 태종 이방원이 부친 이성계를 맞이하러 나섰던 이른바 ‘함흥차사’ 이야기와 연결되며, 당시 지금의 의정부 일대에서 국정 논의가 이뤄졌다는 전승이 지역 이름의 유래와도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어진은 고유제 이후 회룡사에 임시로 봉안된다. 이후 별도 공간이 마련되면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이번 어진 제작을 계기로 태조 이성계와 지역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재조명하고, 이를 문화관광 자원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회룡문화제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