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통제하는 세계, 밴드로 맞선다…뮤지컬 ‘펑크’ 대학로 무대

뮤지컬 ‘펑크’가 3월 10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인공지능과 역노화 기술이 인간의 삶을 관리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밴드 음악을 중심에 둔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기술이 완성된 사회와 그 바깥에 놓인 인물들을 대비시키며 시작된다. 시스템 안에서는 선택이 줄어든 대신 질서가 유지되고, 그 바깥에서는 불안정하지만 스스로 선택하는 삶이 이어진다. 이야기는 이 경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글렌은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다. 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로 설정된다. 양지원, 문시온, 김준식이 번갈아 맡는다. 세 배우는 같은 인물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며 변화를 밀어붙이는 해석과, 흐름을 눌러 쌓아가는 접근이 나뉜다.
레오는 클론이자 밴드의 프론트맨이다. 황민수, 김서한, 조훈이 출연한다. 인간과 구분되는 존재이지만 무대에서는 중심에 선다. 노래와 동작이 동시에 요구되는 역할로, 장면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축을 담당한다.
베이시스트 잭은 생존을 우선하는 인물이다. 박종찬, 김방언, 황건우가 맡는다. 감정보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움직이며, 다른 인물 사이에서 균형을 만든다.
리베르는 인간이 만든 AI로, 드럼을 연주한다. 조은샘과 조민기가 출연한다. 기계적 존재가 음악을 수행하는 설정은 무대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이 캐릭터를 통해 드러난다.
작·연출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작업한 윤상원이 맡았고, 음악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이정연이 담당한다. 두 제작진 모두 음악과 장면을 결합해 흐름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온 이력이다.
공연은 펑크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다. 빠른 템포와 기타 중심 리듬이 이어지며, 장면 전환은 음악 위에서 이루어진다. 대사와 넘버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무대는 밴드 공연과 극 장면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조명과 사운드가 장면의 밀도를 좌우하고, 배우의 움직임이 리듬에 맞춰 이어진다. 장면이 멈추기보다 계속 이어지는 쪽에 가깝다.
이 작품이 겨냥하는 지점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만들어낸 환경에 놓인 인간의 선택이다. 무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효율과 질서에서 벗어난 상태로 존재하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완성된 체계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진다.
밴드라는 형식도 같은 맥락에서 작동한다. 서로 다른 존재가 하나의 리듬을 맞추는 과정이 반복되는데, 이 장면은 통제된 시스템과 대비된다. 정해진 규칙 대신 조율과 충돌이 이어지는 방식이다.
공연은 답을 제시하기보다 장면을 이어간다. 기술이 만든 세계와 그 바깥의 선택이 계속 부딪히는 구조다. 관객은 인물의 선택을 따라가며 장면을 경험하게 된다.
자유극장은 관객과 무대 거리가 가까운 공간이다. 배우의 움직임과 음악이 직접 전달된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밴드 사운드가 공간을 채우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뮤지컬 ‘펑크’는 설정과 음악, 배우의 움직임이 맞물리며 진행되는 작품이다. 이야기보다 무대에서 만들어지는 장면과 리듬이 중심에 놓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