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서울아산병원 갤러리, 이미애 개인전 개최…병상 경험에서 출발한 ‘꿈꾸는 겁쟁이’ 연작 선보여

젊은 날의 꿈꽃-꿈꾸는 겁쟁이

서양화가 이미애 작가의 개인전 ‘겁쟁이의 꿈’이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아산병원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꾸준히 이어온 ‘꿈꾸는 겁쟁이’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해당 연작은 병상에서 겪은 고통과 불안을 개인적 경험에 머물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감정과 삶의 태도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담긴 작업으로 소개된다. 생사의 고비를 겪었던 경험이 있는 작가에게 서울아산병원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장소적 의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애는 겹겹이 쌓은 색층 위를 조각칼로 새기고 긁어내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축해 온 작가다. 원하는 색과 질감이 드러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깎아내는 과정을 통해, 회화이면서도 부조에 가까운 마티에르와 조형성을 만들어낸다. 단순히 재료 실험에 그치지 않고, 오랜 반복과 수정 끝에 형성된 화면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으로 읽힌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작업들에는 꽃과 나무, 새 같은 자연의 형상이 등장한다. 겉으로는 구상 회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패턴화된 도상과 층위가 두드러져 추상적인 인상도 함께 준다. 이 때문에 작품은 서정적인 이미지와 조형적 구조가 함께 작동하는 방식으로 감상될 가능성이 크다.

작가가 말하는 ‘꿈꾸는 겁쟁이’는 두려움을 안고도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존재에 가깝다. 이는 투병이나 상실 같은 경험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의 언어가 될 수 있고, 일반 관람객에게도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는 동시대의 감정을 환기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전시가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앞세울수록, 작품 자체의 조형적 성취보다 감상용 서사에 무게가 쏠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전시의 완성도는 병원이라는 장소성과 작가의 사연을 넘어, 화면 자체가 얼마나 독자적인 미감과 밀도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미애 작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해 왔다. 이번 전시는 개인적 체험에서 출발한 작업이 병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어떤 공감과 해석을 만들어낼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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