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고전을 새 시선으로 비튼 무대들…공연예술창작산실 4차 라인업 공개

전인철(왼쪽부터) 연출, 김정민 작가, 최수진 대표, 마정화 작가, 한아름 작가, 추정화 연출, 김민경 연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익숙한 고전과 동시대 문제의식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낸 공연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4차 라인업에 포함된 7편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번 라인업은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극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고전을 뒤집어 읽는 작품부터 기술 문명과 감시 사회를 다루는 실험적인 무대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작품은 1970년대 후반과 현재를 오가며, 기존 서사에서 주변부에 머물렀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차별과 혐오, 진실과 왜곡의 문제를 여성의 시선에서 다시 풀어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공연은 다음 달 7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다.

창작뮤지컬 ‘적토_고삐와 안장의 역사’는 ‘삼국지’를 인간 영웅이 아닌 군마의 눈으로 다시 바라본다. 기록되지 않은 존재들의 서사를 통해 전쟁과 권력, 그리고 인간 욕망의 방향을 되묻는 작품이다. 고삐와 안장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시대와 권력, 선택의 상징으로 기능하도록 설정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다음 달 7일부터 29일까지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조커’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해 무대화한 작품이다. 예술가가 창작 과정에서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작품을 쓰는 행위에 어떤 윤리와 고민이 뒤따르는지를 질문한다. 공연은 다음 달 12일부터 29일까지 극장 온에서 이어진다.

‘라져’는 관제 용어에서 제목을 가져온 작품으로, 하늘과 바다라는 서로 다른 공간에 놓인 두 인물이 무전을 통해 연결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광활한 공간을 소극장 안에서 어떻게 체감하게 만들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제작진은 시각과 청각은 물론 촉각적인 상상까지 자극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은 다음 달 5일부터 5월 31일까지 NOL 서경스퀘어 스콘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튤립’은 1920년대 말 도쿄의 한 가정을 배경으로 한다. 가족과 이름을 잃고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전쟁이 개인의 삶과 관계에 남긴 흔적을 더듬는다.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무용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는 보이지 않는 감시 체계인 파놉티콘을 소재로 삼는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던 개인이 어느 순간 스스로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을 몸의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공연은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음악극 ‘낭만을 빌려주는 노인’은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대를 배경으로, 끝까지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삶을 선택한 존재를 상상한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오케스트라,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차가운 기술 문명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이 무대는 다음 달 13일부터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4차 라인업은 잘 알려진 고전 서사를 그대로 되풀이하기보다, 익숙한 이야기의 틈을 비집고 새로운 질문을 꺼내놓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시에 감시, 기술, 전쟁, 인간성 같은 동시대적 문제를 다양한 장르 언어로 풀어내며 창작 공연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