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백범의 안경과 태극기가 굿즈로…김구 탄신 150주년, 보훈 문화 일상으로

‘김구 안경 배지’ 상품.

국가유산진흥원과 국가보훈부가 백범 김구 선생 탄신 150주년을 맞아 보훈 문화상품 3종을 선보였다.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방식이 전시관과 기념식에 머무르지 않고, 키링과 마그넷, 배지처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에 출시된 상품은 ‘김구 서명문 태극기 찾기 키링’, ‘서명문 태극기 렌티큘러 마그넷’, ‘김구 안경 배지’ 등이다. 키링은 광복 이후 김구 선생이 남긴 ‘독립만세’ 유묵을 숨은그림찾기 형식으로 풀어냈고, 마그넷은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렌티큘러 기법을 적용했다. 배지는 김구 선생의 상징처럼 남아 있는 안경과 두루마기 이미지를 모티프로 삼았다.

상품의 핵심 소재가 된 태극기와 유묵, 안경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다. 태극기는 독립운동의 정신을 상징하고, 김구 선생의 필적은 광복 이후에도 계속된 자주 독립의 의지를 떠올리게 한다. 안경과 두루마기는 역사 속 위인을 멀리 있는 인물로만 바라보게 하기보다, 한 인간이자 사상가였던 김구의 모습을 보다 친근하게 연결하는 장치다.

김구 선생은 1876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대표적 독립운동가다. 3·1운동 이후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 활동에 참여했고, 한인애국단을 조직해 이봉창·윤봉길 의거를 이끄는 등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에 섰다. 광복 뒤에는 분단을 막고 통일정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다 1949년 서거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그를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정치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설명하며, 환국 이후 민족통일정부 수립에 힘쓴 인물로 기록하고 있다.

올해 김구 선생 탄신 150주년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더해졌다. 유네스코는 2025년 제43차 총회에서 2026년을 ‘김구 탄생 150주년 기념해’로 공식 지정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 지정이 김구 선생의 평화 사상과 문화국가론을 국제사회가 공유할 가치로 인정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구 선생이 남긴 문화국가론은 이번 문화상품 출시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해방 이후 한국이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을 앞세우는 나라가 아니라, 문화의 힘으로 자신과 타인을 함께 행복하게 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랐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김구의 이러한 사상이 평화를 문화와 교육의 힘으로 세우려는 유네스코의 이념과 연결된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번 상품에 대해 기존 보훈 콘텐츠가 지녔던 무겁고 정형화된 이미지를 덜어내고, 더 많은 시민이 자연스럽게 역사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국가유산·보훈 분야에서 나타나는 흐름과도 이어진다. 진흥원은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윤봉길 의사와 김구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한정판 K-헤리티지 상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당시에도 독립운동의 상징을 텀블러, 열쇠고리, 엽서 등 생활형 상품으로 재해석했다.

이번 보훈 문화상품은 역사적 인물을 소비재로 가볍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방식을 넓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독립운동의 정신을 교과서 속 문장이나 기념관의 유물로만 접하는 데서 나아가, 가방에 단 키링이나 책상 위 마그넷, 옷깃의 배지를 통해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기념’보다 ‘소장’과 ‘공유’의 방식이 익숙한 만큼, 이런 문화상품은 보훈의 언어를 현재의 감각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김구 선생 탄신 150주년을 맞은 올해, 그의 이름은 다시 한 번 문화와 평화의 키워드로 호출되고 있다. 이번 상품 출시는 거창한 추모 행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백범의 정신을 오늘의 일상 속에 놓는 시도다. 안경과 태극기, 필적이라는 작은 이미지들이 독립운동의 기억을 새롭게 환기하며, 보훈 문화가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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