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조치 몇 시간 만에 아내 향해 차량 돌진 위협…50대 남성 입건

가정폭력 신고로 아내와 분리조치된 50대 남성이 불과 몇 시간 만에 다시 아내를 찾아가 술에 취한 채 차량으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긴급히 이뤄진 분리조치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무력화됐다는 점에서, 가정폭력 재발 방지 장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특수협박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50대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께 이천시 창전동의 한 아파트단지 지상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몰고 아내 B씨 쪽으로 들이받을 듯이 돌진하며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B씨는 같은 날 오전 0시 30분께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피해자 접근금지를 통보하는 등 임시조치 1·2호를 하고 부부를 분리했다. 그러나 A씨는 사후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다시 두 사람이 거주하던 아파트로 찾아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를 위협한 경위와 당시 음주 수준, 접근 경로 등을 확인하고 있다. 과거에도 A씨와 관련한 가정폭력 신고 이력이 1건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경찰은 반복 위험성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 현장에서 이뤄지는 초기 분리조치가 얼마나 촘촘하게 작동하느냐가 피해자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재발 우려가 있을 경우 검사가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법원은 피해자나 주거 등에 대한 접근 제한 등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신고 직후 분리와 접근 제한이 이뤄져도, 행위자가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차량처럼 일상적인 이동수단이 곧바로 위협 수단으로 바뀌는 경우, 피해자가 체감하는 공포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사건 당일 동선과 정확한 범행 의도, 추가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 대응이 단순한 현장 분리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초기 조치 이후의 감시와 보호 체계까지 빈틈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