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안드라스 쉬프 “연주는 단순한 오락 아냐…매일 새로운 디테일 발견한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연주와 해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며, 음악은 단순한 즐길거리를 넘어서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작품을 반복해 다루는 과정에서도 매일 새로운 결을 발견하게 된다며, 그 바탕에는 특별한 비법보다 꾸준함과 악보에 대한 충실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쉬프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주 철학을 설명하며, 작품을 깊이 이해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연주를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디테일이 보이게 된다며, 그것이야말로 음악을 오래 붙들고 있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고전부터 낭만,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해온 그는 어떤 시대와 작곡가의 작품을 다루더라도 변하지 않는 기준으로 악보에 대한 충실함을 꼽았다. 해석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결국 출발점은 작곡가가 남긴 악보라는 뜻이다.

쉬프는 오는 13일 부산, 15일 서울에서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가 오랫동안 지켜온 원칙인 ‘공연 당일 프로그램 공개’ 방식이 유지된다. 그는 미리 프로그램을 확정해 발표하는 방식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1년 전, 때로는 그보다 더 이른 시점에 공연 프로그램을 정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방식이 아니라고 말했다. 내일 저녁 식사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1년 뒤 무엇을 연주할지 미리 못 박는 것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일 프로그램을 정하는 데에는 자신의 컨디션과 기분, 공연장의 음향, 악기의 상태 같은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고도 설명했다. 쉬프는 하나의 공연 프로그램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처럼 구성돼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곡들 사이에는 역사적 맥락과 성격, 조성 등의 연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이 공연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주는 그보다 더 깊은 차원의 경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악회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작품과 작품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라는 것이다.

후학 양성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여러 교육기관에서 피아노와 실내악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젊은 연주자들에게 기술이나 경력보다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만의 의미를 담아 표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 클래식계에 대한 인상도 언급했다. 쉬프는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아왔다며, 한국 관객 역시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클래식 공연장에 젊은 관객이 많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국의 사례를 언급한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미리 정해진 답안이 아니라, 그날의 공간과 악기, 자신의 상태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무대를 채우겠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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