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박중훈 “글 쓰며 나를 다시 봤다…유체이탈 같은 특별한 경험”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배우 박중훈이 데뷔 40년 만에 첫 에세이를 펴내며 작가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박중훈은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글쓰기는 오랫동안 제게 굉장히 힘든 일로 여겨졌는데, 막상 써보니 가장 큰 수혜자는 저 자신이었다”며 “저 스스로에게 선물을 준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을 쓰면서 마치 유체이탈을 경험한 것 같았다”며 “영화 CG처럼 제 몸에서 빠져나와 저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지난달 29일 출간된 ‘후회하지마’는 배우 박중훈의 삶과 인간 박중훈의 내면을 함께 담아낸 에세이다. 유년 시절부터 신인 배우 시절, 그리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자리잡기까지의 시간 속에서 느낀 기쁨과 고뇌, 후회와 성찰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박중훈은 집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억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고 밝혔다. 그는 “글을 쓰다 보니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저 자신과는 또 다른 모습이 보였다”며 “그때의 감정은 물론이고 날짜까지 떠오를 정도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에세이를 써 내려가는 과정 자체가 지난 삶을 되짚는 성찰의 시간이 됐다는 설명이다.

책 출간의 계기는 배우 차인표의 권유였다. 박중훈은 “같은 스포츠클럽에서 운동하던 차인표씨와 저녁을 먹다가 책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제 성격상 망설이다 보면 결국 하게 되더라. 그래서 쓰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한 박중훈은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칠수와 만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스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해왔다. 20대 시절부터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대종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이지만, 박중훈은 자신에게 누구보다 엄격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겉으로는 자신감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를 많이 책망하는 편”이라며 “그런데 책을 쓰면서 ‘내가 참 열심히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에세이 제목 ‘후회하지마’는 그가 20대부터 품어온 삶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박중훈은 “반성은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고, 후회는 지나간 일에만 매달리는 태도라고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세월이 흐르며 후회 없는 삶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도 털어놨다. 박중훈은 “지금 돌아보면 후회되는 일이 많다”며 “그럼에도 후회에만 머물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책에는 그의 인생 굴곡도 담겼다. 1994년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 수감됐던 시절에 대한 기억도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이야기만 늘어놓으면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잘한 일이든 잘못한 일이든 모두 제 삶의 일부이고,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회복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라고 말했다.

박중훈은 이번 책이 특히 젊은 세대에게 작은 울림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대단한 문장력을 내세운 책은 아니지만 진심을 담아 썼다”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2030 독자들이 무언가를 느끼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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