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고(故) 오탁번 시인 기려 ‘오탁번 문학상’ 제정… 지역 문학의 새 물결 예고

충북 제천 출신의 문학가이자 국문학자로서 한국 문단에 깊은 자취를 남긴 고 오탁번 시인을 기리는 문학상이 제정된다. 지역 문학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이 상은 제천문화재단과 제천문화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한국 문학계와 지역 창작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제천문화재단은 6일, 오탁번 시인의 업적을 기리고 지역 문학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오탁번 문학상’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문학상은 전국 등단 문학인 부문(상금 2천만 원)과 제천 지역 신인작가 부문(상금 500만 원)으로 나뉘어 시상될 예정이며, 첫 수상자는 시인의 서거 3주기를 맞는 내년 2월 14일에 발표된다.
재단은 오는 9월까지 추진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위원단 조직을 마친 뒤 본격적인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호성 제천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오탁번 문학상을 통해 제천이 지닌 문학적 유산을 재조명하고, 문학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1943년 제천에서 태어난 오탁번 시인은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국문과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학문적 행보는 기존 문단의 경계를 허무는 데 집중되었으며, 특히 석사 논문으로 납북 문인 정지용의 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 금기를 넘어선 문학적 도전에 나선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문학 활동은 시, 소설, 평론을 넘나드는 폭넓은 창작으로 이어졌다. 대표작으로는 시 「순은이 빛나는 이 아침에」(1967), 소설 『처형의 땅』(2018)이 있으며, 1998년에는 시 전문 계간지 『시안』을 창간해 후배 시인들의 발표 공간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이번 문학상의 제정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한국 현대문학의 다채로운 지층을 이룬 오탁번 시인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지역과 전국 문단에 확산시키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제천이라는 작은 도시가 한 시인을 통해 문학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그 첫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