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튜브 프리미엄 ‘우회 구독’ 1억 거래 불송치…국가별 가격 격차·단속 충돌

[이미지:유튜브 프리미엄 로고]

해외 VPN을 활용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저가로 제공한 사업자가 사기 혐의에서 벗어나면서, 국가별 가격 차이를 기반으로 한 ‘우회 구독’ 시장과 법적 기준이 동시에 도마에 올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25년 2월 사기 혐의를 받던 30대 A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해외 IP를 이용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개하며 약 1억 원 규모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 계정이 정지되면서 피해가 발생했고 일부 이용자들이 고소에 나섰지만, 경찰은 편취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계정 정지 이후 환불 조치와 장기간 동일 계좌 사용 등이 고려됐다.

사건의 핵심은 사기죄 성립 여부였다. A씨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륜 이광수 변호사는 “사기죄는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착오가 인정돼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서비스 제공이 실제로 이뤄졌고, 계정 정지 이후 환불 등 사후 조치도 있었기 때문에 기망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정책 변화로 서비스 이용이 중단된 경우까지 형사 책임으로 확대 적용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국가별 가격 격차가 있다. 한국의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은 2023년 기준 약 1만4900원으로 인상된 반면, 인도는 약 129루피(약 1.5달러), 터키·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는 월 3달러 이하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이용자 행동을 바꿨다. 국내에서는 VPN을 이용해 인도, 터키, 우크라이나 등 저가 국가로 가입하는 방식이 확산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디지털 망명’으로 부르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실제 이용 사례를 보면 가격 차이는 극단적이다. 영국 기준 월 약 12.99파운드 수준인 요금이 우크라이나에서는 약 1~2파운드 수준으로 제시되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같은 서비스인데 10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플랫폼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이후 유튜브는 가입 국가와 실제 이용 국가가 일정 기간 일치하지 않을 경우 경고를 보내거나 구독을 종료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플랫폼도 유사한 조치를 취해왔다. 2023년 이후 넷플릭스는 국가 간 계정 공유와 우회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확대하며, 계정 인증 및 추가 요금 부과 방식을 도입했다.

이용자 반응은 엇갈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광고 제거 기능 하나에 국가별로 과도한 가격 차이를 두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결국 우회 방법을 찾는 수요는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반복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회색지대가 유지되고 있다. 플랫폼 약관 위반은 인정될 수 있지만, 이를 형사 범죄로 볼 수 있는지는 별도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약관 위반과 형사 처벌은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